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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승복? 한나라당 제도의 승리!
한나라당이 섬세하게 패자의 승복 강요하게 틀을 짜
조영환 편집인   |   2007-08-21
한나라당 경선에서 주류인 박근혜가 패배하고 비주류인 이명박의 승리했으며, 박근혜는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하고 이명박의 승리에 승복했다. 비록 광신적인 지지자들에 의해 일부 불만의 잡소리가 들리지만, 한나라당 경선과 경선승복은 깨끗한 마무리를 짓게 되었다. 이번 한나라당 경선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주목 받는 두 가지 현상은 한나라당에서 이명박으로 대표되는 비주류가 박근혜로 대표되는 주류를 이긴 것이고, 경선에서 패배한 후보가 반드시 승리한 후보에게 승복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 '경선 승복시스템'이었다. 박근혜의 깨끗한 승복이 아름답지만, 그것은 박근혜의 개인적 결단보다는 한나라당의 제도적 강요의 부산물로 평가한다.
 
이번 한나라당 경선은 당내 세력교체를 의미한다. 한나라당 경선에서 주류인 박근혜 후보가 당내 선거에서는 이겼지만, 국민여론의 반영에서 열세를 보여 비주류인 이명박 후보에게 결국 패배했다. 이명박의 승리 자체가 한나라당에서는 세력분포에 있어서 하나의 혁명이다. 대구를 중심으로 한 주변지역의 TK에서 박근혜에게 몰표가 나왔지만, 서울을 비롯한 타지역에서 일반여론에서 우세하여 이명박이 승리했다. 이번에 TK의 주류세력이 패배하고, TK의 비주류와 다른 지역세력이 승리한 한나라당 당내 경선이었다. 한나라당에서 주류를 형성한 '올드 라이트'가 이명박의 '뉴 라이트'에 패배한 경선이었다. 당내 역학관계나 세력분포의 측면에서 하나의 선거혁명이었다. 21일 이명박 대선후보가 한나라당의 색깔과 기능을 바꾸겠다고 말한 것은 당 개혁의 신호탄이다.

 이에 더하여 한나라당에서 패자가 승자에게 승복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경선 승복시스템을 짜두었다. 20일 한나라당 경선결과 발표 및 전당대회를 본 사람들을 알겠지만, 경선주자들이 결과에 승복하도록 프로그램을 잘 짜두었다. 경선결과 발표 직전에 상대후보를 칭찬하는 연설을 하게 하고, 손으로 지문을 찍어 승복에 맹세하게 만들고, 그리고 경선결과 발표 뒤에 승자와 패자들이 위로와 축하의 연설을 하게 프로그램을 짜두었다. 패자의 경선승복은 경선 후 탈당으로 대선에서 쓰라린 패배를 경험한 한나라당이 만든 승복시스템의 결과물(out-put)이다. 탐욕스러운 정치인들의 양심과 양식에 의존해서 정치 개혁과 발전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13회 이상의 경선 토론회와 연설회에서도 경선승복을 일일이 맹세하게 했고, 대선후보 선출 전당대회날인 20일 잠실 체조경기장 안에서만도 여러번 경선승복을 맹세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경선 승복시스템이 어느 후보이든지 간에 패배를 인정하고 승자를 축하하지 않을 수 없게 옭마내었다. 승자에 굴복하지 않는 한국인의 똥고집과 무원칙적으로 권력을 추구하는 한국정치인의 몰상식을 전제로 한 이런 '승복 강요시스템'을 한나라당이 만들지 않았다면, 이번에도 경선승복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박근혜의 '아름다운 승복'은 한나라당 경선제도의 산물이기에, 앞으로 향상된 정치현상을 더 구경하고 싶다면, 제도를 더 향상시켜야 한다.

 이번에 경선에서 박근혜 경선후보가 20일 패배를 승복하고 이명박 대선후보를 돕겠다고 밝혀서, 온 언론들로부터 "아름다운 패배로 '승복의 여왕'인 박근혜는 진정한 승자이며, 박근혜의 정치적 자산이 더 탄탄해졌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박근혜 후보가 경선 불복과 탈당이 전통처럼 굳어진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역사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이다. 그 동안 "본선에서 필패할 부패하고 불안정한 후보 이명박"이라고 비방한 박근혜가 패배를 인정하고 이명박의 승리에 승복한 것은 정치인 박근혜의 대단한 용기라는 것이 언론들의 대체적 평가이다.

 이렇게 박근혜가 경선에 승복한 것은 민주주의 원칙과 정권교체라는 한나라당의 숙원을 다른 무엇보다 상위 가치로 여겼기 때문이라고 동아일보는 높이 평가했다. 원칙을 강조해 온 박근혜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김무성 조직총괄본부장은 “박 후보가 어떤 사람이냐. 원리원칙대로 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박근혜의 경선 승복을 박근혜의 원칙주의 자질 때문으로 평가했다. 경선 승복에 이어 선대위원장까지 맡아서 더 적극적인 지원을 이명박 대선주자에게 하게 되면, 박근혜는 비록 이번 경선에는 졌지만 정치적인 자산은 더 단단히 다졌다고 동아일보는 평가했다.

 이번 경선에서 이명박의 경선 승리보다 박근혜의 경선 승복을 언론들이 더 크게 다루고 더 높이 평가하고 있다. 아예 20-21일 인터넷 조선일보는 박근혜의 승복을 톱기사로 다루고 이명박의 승리를 그 밑에 다루기도 했다. 인테넷 동아일보도 21일 박근혜의 승복을 다루는 기사를 더 높이 게재했다. 20일 심야방송과 21 아침방송들에서 박근혜의 경선승복을 이명박의 경선승리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크게 다뤄졌다. 그리고 보수논객들도 하나 같이 박근혜의 경선승복을 찬사해 마지 않았다. 정상적인 민주국가에서는 하나도 뉴스거리가 되지 않을 '승자에 대한 패자의 승복'이 대한민국에서는 톱뉴스가 되고 있는 비정상적 정치현상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필자는 박근혜의 경선 승복에 조금도 감동이 없다. 오히려 경선과정에서 보여준 "박근혜 지지 군중들의 정치적 광신주의(political fanaticism)가 한국민주주의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와 '누가 패배한 경선후보가 경선에 반드시 승복하게 강요한 한나라당의 경선 승복시스템을 만들었을까?"에 더 관심이 더 많다. 박근혜 지지자들의 열광적 속성은 이명박 지지자들의 열심적 속성과는 질이 다른 것이다. 인터넷 사이트들의 자유게시판이나 토론방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유사종교 신봉자들과 같은 박근혜 지지자들의 열광주의는 한국정치에 해로운 것이다.
 
그리고 한나라당의 경선 승복시스템은 완전히 비정상적인 인간이 아니면 누구나 다 승복하도록 만들어 두었다. 이번에 이명박의 승리에 깨끗이 승복하고 한나라당에 백의종군하겠다고 자신의 입으로 국민들 앞에서 선언한 박근혜의 정치적 결단은 비정상과 무원칙이 판을 치는 한국정치판에서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그리고 광신적 지지자들의 강요를 무릅쓰고 경선에 승복한 박근혜의 용기도 평가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그렇게 승복하지 않으면 도저히 인간취급을 받지 못하도록 만들어둔 한나라당 경선시스템이 더 찬양받아야 한다. 좋거나 나쁜 정치적 결과에 대해 제도나 구조가 아니라 개인에게 원인과 책임을 묻는 판단은 정치의 구조적 속성을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인과 경제인은 자신들의 권력추구와 이윤추구를 견제가 없으면 무한하게 밀고 나간다. 그래서 제도적 견제장치가 없는 국가나 사회에서 권력자는 저절로 독재자가 되고 경제인은 저절로 도둑놈이 된다. 인간의 탐욕, 특히 정치인들의 권력욕이 무한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반드시 정치인들의 광적 권력욕을 견제할 제도가 필요하다. 정치인들의 몰상식하고 후안무치한 권력욕을 막을 길은 제도적 견제 밖에는 없다. 그래서 경선불복을 쉽게 하는 곳에서는 경성불복 방지제도를 만들어 둬야 한다. 그것이 '이인제 법'인지도 모른다. 아무리 좋은 명분과 핑계가 발생되어도, 경선에서나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탈당을 하거나 불복하는 행위는 용서하기 어렵다.
 
아무튼 이번에 한나라당은 경선후보들이 경선에 승복하도록 철저한 제도를 만들어두었다. 그래서 냉철하게 관찰하면, 이번 박근혜 후보의 경선승복은 박근혜의 개인적 결단도 중요했지만, 한나라당의 경선 승복시스템이 훨씬 더 훌륭한 것이었다. 모든 언론이 박근혜의 경선승복을 주로 찬양할지라고, 필자는 한나라당의 '경선불복 방지시스템'을 더 찬양할 것이다.  한나라당의 경선승복 시스템과 프로그램은 한국인들에게 원칙과 상식을 지키게 교육시킨 좋은 사례였다. 박근혜 지지자들도 이제 이번 경선에 대해 딴소리를 하지 말고 한나라당 경선 승복시스템의 위대함을 깨달아서 깨끗히 감정적으로 승복해야 한다.
 
이번 한나라당 경선에서 당내 주류인 박근혜 진영은 선거인단에서 나이든 분들을 지나치게 많이 편입시킨는 등 엄청나게 박근혜에게 유리도록 만든 무원칙을 보여주었다. 그러한 불공정한 당내 선거시스템 덕분에 당내 선거에서 박근혜가 이명박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국민들은 한나라당 내에서 얼마나 박근혜 진영이 부당하리만큼 박근혜에게 유리하고 이명박에게 불리한 선거조건을 만들어두었는지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보면, 당내 주류인 박근혜는 당내 비주류인 이명박에게 많이 유이라도록 선거시스템을 짠 것으로 판단된다. 이명박이 일반 여론조사에서 우세하여 승리한 것은 한나라당이 민의와 거리가 있다는 현실을 말해준다.
 
이제 이명박에게 유리한 선거시스템이었다고 주장하는 모든 불평과 억지를 뒤로 하고, 박근혜 지지자들도 한나라당의 경선시스템과 승복시스템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명박이든 박근혜든 한나라당 선거제도로 뽑은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정권교체에 매진하는 것이 정상적 한나라당원의 정상적 의무가 아닌가? 정상적인 과정에 의해서 이긴 승자에게 패자가 승복하는 훈련은 민주시민들이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자질이다. 특히 완조시대, 식민지시대, 독재시대에서 부당한 권력에 깊이 시달린 한국인들은 승자와 강자에 승복하지 않고 저항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기 쉬운 여건에서 살았다. 하지만 이제 자기 나라에서 자유롭게 살고 있는 민주시민으로서 우리는 승자에게 승복하는 민주적 심성을 빨리 키워야 한다.
 
이제 한국인들은 정상적인 규칙하에서 패하면, 승자에게 깨끗이 승복하는 자세를 키워야 한다. 박근혜가 경선에 승복한 것이 찬양받을 뉴스거리가 아니라, 그렇게 많이 자주 승복을 맹세하게 만든 한나라당의 경선 승복시스템이 정상적인 민주사회에서는 참으로 뉴스거리이다. 연설회나 토론회나 정당대회에서 시간만 나면 경선후보자들을 당원들과 국민들 앞에 세워놓고 경선에 승복할 것을 맹세시킨 비정상적 정치현상이야 말로 정상적인 민주사회에서는 정말 뉴스거리이다. 이번 한나라당 경선에서 박근혜의 경선승복이 아니라, 오히려 한나라당 경선 승복시스템이 훨씬 더 주목을 받아야 하고 찬양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아무튼 주류 TK세력의 은근한 횡포와 경선불복을 통해 학습효과를 가진 한나라당은 20일 비주류 후보를 대선후보로 선택했고, 패자의 '아름다운 승복'을 제도적으로 만들어냈다. 앞으로도 정치인의 양심과 이성을 믿지 말고, 제도적으로 정치인이 독선과 횡포를 부리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정책을 한나라당을 비롯한 한국정당들은 많이 보완시켜야 할 것이다. 정치인은 탐욕스럽고 몰상식하다는 것을 전제로 제도를 만들면, 결국 탐욕적인 정치인들을 덕스러운 존재로 만들 수가 있다. 민주주의는 도덕적 개인보다는 부도덕한 개인(정치인)들을 전제로 한 차선의 정치제도이다. <http://allinkorea.net/ 조영환 올인코리아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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