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조사국이 ‘이란이 단거리와 중거리 탄도미사일 생산을 위해 여전히 북한과 협력하고 있을 것’이고 ‘미군의 중동 추가 배치로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고, 전문가도 이를 뒷받침하는 주장을 했다. 미국의 소리(VOA)는 13일 “미 의회조사국은 9일 갱신한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우주 발사 프로그램’ 보고서에서, 이란이 단거리와 중거리 탄도미사일 생산을 여전히 북한에 의존하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며 “최근 이란이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에 대한 미사일 공습을 통해 미사일 정확도가 개선됐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란이 자체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생산할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여전히 핵심 부품과 자재를 조달하는데 북한과 같은 외부 자원에 의존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진단한 미국 의회조사국의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우주 발사 프로그램’ 보고서는 “이란 핵 합의를 통해 강화된 수출 규제 이행과 미사일 관련 제재 확대로 이란이 외부로부터 부품과 자재를 조달하는 것을 늦췄지만, 이란은 제재를 회피할 방법을 계속 모색해 왔다”며 “이란이 기존의 수출 규제와 비확산 체제의 허점을 찾거나 제재를 위반할 해외 판매자를 찾고 있다”고 했다고 VOA는 전했다.
이 보고서는 “이란의 샤하브- 3 탄도미사일은 북한 노동 1호 미사일에 기반한 것”이라고 했다며, VOA는 “의회조사국은 9일 발간한 ‘2019-2020 이란 위기와 미국 군사 배치’ 보고서에서, 미 의회는 중부사령부에 미국의 군사적 자원을 추가로 배치하는 것이 다른 임무 수행을 위한 미군의 대비태세와 가용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중동과 중앙아시아를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에 추가로 배치되거나 교체투입을 위해 훈련받는 장병들은 다른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병력에서 차출되기 때문에 해당 지역 병력 운용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 보고서는 그러면서 “예측 불가능한 북한의 위협과 아프가니스탄 대테러작전 등으로 인해 예상하지 못했던 미국 병력의 추가적인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VOA는 전했다. 이런 미 ㅇ 의회의 보고서에 부응하듯,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분석관과 국방부 선임 동북아 정보분석관을 지낸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기술 협력이 중단거리 기종을 넘어 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로 이어지고 있다”며 “북한이 모든 미사일 기술을 이란에 넘기고 관련 시설과 사후 지원을 제공한 증거는 충분하다”는 주장을 했다고 VOA는 전했다.
북한의 무기 판매를 추적해 2018년 저서(North Korean Military Proliferation in the Middle East and Africa)로 발간한 브루스 벡톨 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확산이 중동을 거쳐 미국을 직접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면서, VOA는 그의 설명을 전했다. 먼저, “이란의 미군기지 공격에 북한 미사일 기술이 적용됐다는 관측이 그 동안의 조사와 일치합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브루스 벡톨 교수는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발사한 미사일 기종은 ‘파테-313’과 ‘키암’이라는 보도가 나왔다”며 “키암은 파테보다 사거리가 다소 길고, 북한의 스커드-C 미사일의 개량 기종이 맞다”고 답했다.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커넥션’에 대해 브루스 벡톨 교수는 “북한이 스커드-C 미사일을 이란에 판매한 시기는 1980년대 말”이라며 “이란은 이 기종에 만족했고, 북한은 이란에 넘길 스커드-C 미사일 공장을 1990년대 초에 짓는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기술과 부품 지원이 없으면 가동될 수 없는 시설이죠. 이란은 북한의 도움을 받아 이 미사일을 개량했고 이후 키암 기종으로 진화 시킵니다”라며 벡톨 교수는 “이번에 미군기지에 발사한 기종 중 하나이죠. 분명한 연결고리가 보이지 않습니까? 북한은 이란에 미사일을 확산시켰고 이란은 이 미사일로 중동의 미군을 공격한 겁니다”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란은 여전히 해당 미사일의 부품이나 기술 지원과 관련해 북한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까?”라는 VOA의 질문에, 브루스 벡톨 교수는 “그렇습니다. 북한은 미사일 뿐 아니라 잠수정도 이란에 넘겼습니다. 천안함 피격에 동원된 연어급 잠수정입니다. 북한은 이란 판매용 잠수정 공장을 건설해 기술과 부품을 계속 지원했죠”라며 “가령 ‘렉서스’ 차량을 구입할 경우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수리와 부품 교체 등을 위해 계속 렉서스 대리점을 찾아야 하는 이치입니다. 북한이 이란에 판매한 모든 무기시스템은 이처럼 ‘요람에서 무덤까지’ 북한의 지원을 받습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북한이 이란에 넘긴 미사일 시스템은 말씀하신 기종보다 광범위한 것으로 아는데요”라는 VOA의 질문에 브루스 벡톨 교수는 “리스트가 꽤 깁니다. 우선 스커드-B, 스커드-C, 스커드-D, 스커드-ER 미사일이 있습니다. 북한은 스커드-D를 시리아에도 팔았고, 이란은 이 기종을 아마 시리아로부터 구입했을 겁니다. 북한은 이란에 노동 미사일도 팔았습니다”라며 “이란은 북한의 도움을 받아 이 미사일을 개량해 ‘이마드’라는 이름을 붙였고 2015년에 두 차례 실험했습니다. 북한은 또 무수단 미사일도 이란에 넘겼습니다. 2005년 18기를 판매했고 지금은 ‘코람샤’라고 불립니다”라고 답했다.
그리고 “우주발사체로 불리는 장거리 로켓 부문에서도 협력 정황이 관측된 적도 있는데요”라는 VOA의 질문에, 브루스 벡톨 교수는 “북한의 ‘은하’ 계열 로켓은 노동미사일 4개를 묶어 1단 추진체를 만드는 데 이란이 발사한 위성 발사체 ‘시모르그’ 역시 노동 미사일급 엔진 4개를 묶어 1단 추진체로 사용합니다. 은하 로켓과 똑같습니다. 이란이 우주발사체로 부르는 ‘사피르’의 1단 추진체 역시 노동미사일을 사용했고요”라며 “이처럼 두 나라가 협력한 미사일 기종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액체연료 미사일에 대한 기술 지원이 이뤄진 겁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고체연료 미사일 협력 정황도 있습니까?”라는 VOA의 질문에 브루스 벡톨 교수는 “북한은 북극성-1형, 2형, 3형 등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고체연료 엔진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두 종류는 잠수함 발사용이고 하나는 지상 발사형인데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로 분류됩니다”라며 “이 기종이 곧 이란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저는 매우 놀랄 겁니다. 또 북한의 ICBM급인 화성-14형과 15형을 곧 이란에서 볼 수 없다면 역시 놀랄 것이고요”라고 답했다. 이어 “북한은 그들이 개발한 모든 미사일을 이란에 팔았다고 할 수 있다”고도 브루스 벡톨 교수는 주장했다고 VOA는 전했다.
한편, “미국이 북한과 이란 두 나라 모두를 상대로 공세를 취한다면 그런 협력이 더 강화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브루스 벡톨 교수는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과 이란을 별개의 축으로 볼 수 없습니다. 두 나라가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라며 “북한은 이런 미사일을 갖고 있고, 이란은 저런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는 식으로 접근할 수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간단히 말해 북한은 판매자, 이란은 구매자”라며 “따라서 두 나라간 ‘협력’이란 북한이 이란에 미사일을 판매하고, 생산시설을 만들며, 시설 운영과 기술 지원을 계속하는 관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허우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