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 민주화 시위 중에 홍콩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심각한 부상을 입었던 자유수호투사가 CNN과의 인터뷰에서 ‘총알이 목숨을 빼앗을 수는 있어도 신념을 죽일 수는 없다’는 말을 했다고 뉴스1이 24일 전했다. “패트릭 차우(21)는 지난 11일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사경을 헤맸다. 그가 총에 맞아 쓰러지는 모습은 동영상에 담겨 온라인상에서 유포됐고, 이는 더 과격한 반(反)정부 시위를 촉발했다”며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경찰의 “경찰이 다른 시위대를 체포하는 도중에 차우가 경찰에게 접근했다”며 “차우가 총기를 빼앗으려 했기 때문에 총을 발사했다”는 설명을 전했다.
그러나 차우는 이날 인터뷰에서 “경찰이 발포할 이유는 없었다”며 “경찰이 총을 빼 들어 다른 시위대에 겨눴을 때 나는 ‘왜 총을 겨누느냐?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반박했다고 뉴스1은 전했다. “차우는 총에 맞은 뒤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으며 오른쪽 신장과 간 일부를 제거해야 했다”며 뉴스1은 “그는 이날 인터뷰 도중에도 총상의 영향으로 똑바로 일어서지 못했으며 절뚝이며 걷는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경찰을 용서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절대 용서 못 한다. 그가 내 신장을 가져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고 한다.
차우는 이어 ‘민주주의가 목숨을 바칠 가치가 있느냐’는 질문에 “민주주의와 자유는 기본적인 것이다”며 “홍콩 정부가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뉴스1은 전했다. 그러면서 차우는 “기본법(홍콩의 헌법)은 우리의 투표권을 보장한다”며 “이를 위해 목숨을 걸 필요는 없다. 정부가 당연히 보장해야 할 권리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차우는 ‘총격 사건 이후 시위대가 홍콩 중문대학교와 홍콩 이공대학교 등을 점거해 시위를 펼친 것’에 대해서는 “깨어난 후 뉴스 등을 통해 접했다”며 “홍콩 사람들이 더 용감하게 정부에 맞서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뉴스1은 전했다.
또 차우는 “시위대는 홍콩이나 중국 정부가 더 엄격하게 단속하기 전에 이 시간을 잘 이용해야 한다”며 “총알이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수는 있어도 신념은 죽일 수 없다”고 했다고 뉴스1은 전했다. 시위의 과격화에 대해 그는 “경찰이 인권을 무시하면서 증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홍콩 정부가 우리의 다섯 가지 요구사항(송환법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을 조사할 독립 위원회 설치, 체포된 시위 참가자 전원 석방 및 불기소,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을 수용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독립된 조사를 받아들인다면 증오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시위대에게 구의원 선거에 투표할 것’을 촉구한 차우는 “우리 같은 젊은 사람들이 나서서 이 정부에 맞서지 않으면 우리는 훨씬 더 억압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지금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내일은 목소리를 낼 기회조차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고 뉴스1은 전했다. 한편, 자유투쟁이 벌어지는 홍콩에서는 24일 향후 홍콩 정국의 향방을 가를 구의원 선거가 진행되던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앞에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 회원 20여명이 모여, “홍콩 구의원이 민의에 따라 정당하게 선출되기를 기원한다”는 시위를 벌였다고 조선닷컴이 전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홍콩 현지 시위 참여자들이 쓰는 노란 헬멧과 방연마스크를 썼는데, ‘인권침해 중단하라’ ‘홍콩항쟁 지지한다’고 쓰인 피켓을 들고 “자유를 위해 싸우며 홍콩과 함께한다(Fight for Freedom, Stand with HongKong)” 등의 구호를 영어로 외쳤다고 조선닷컴이 이날 전했다. “이 단체에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한국인과 재한(在韓) 홍콩인 등 약 30명이 가입해있다. 재한 홍콩인들은 선거를 위해 홍콩으로 돌아가 집회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한다”며, 조선닷컴은 “중국(대만) 출신으로 9년 전 한국에 귀화했다는 장동화(여·37)씨는 경기도 안산에서 7살 딸과 함께 집회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장정아 인천대 중어중국학과 교수는 시민모임을 통해 “홍콩 구의회 선거는 내년 의회 선거, 2022년 행정 수반 선거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매우 중요하다. 최근 격해지는 충돌이 선거 결과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 살펴봐야 한다”고 했고, 이상현 시민모임 활동가는 “홍콩 유권자들은 캐리 람 행정장관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오늘의 선거를 ‘국민투표’로 생각하고 있다. 송환법 반대 시위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장동화씨는 “중국인이라면 무조건 홍콩 시위를 싫어한다는 건 오해라고 일러주기 위해 나왔다. 중국인과 공산당을 구분해야 한다. 둘의 생각은 동일하지 않다”고 했다고 조선닷컴은 전했다.
그리고 중국과 홍콩에서 직장을 다닌 경험이 있다는 스코틀랜드 출신 제임스(36)씨는 “자유를 위해 싸우는 쪽을 지지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왔다”고 했다며, 조선닷컴은 “시민모임은 집회를 마친 뒤 ‘걷고 싶은 거리’ 등을 거쳐 홍대입구역 8번 출구 인근에 있는 ‘레넌벽’(Lennon wall·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의 포스트잇을 붙이는 벽)까지 행진했다. 분홍색 페인트를 이용해 훼손된 레넌벽에 피켓 등을 덧붙인 뒤 자체적으로 해산했다”며 “시민모임 측은 홍콩 시위가 마무리될 때까지 매주 일요일 홍대입구역 앞에서 관련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