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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OMIA 파기는 북한의 ‘갓끈전술’ 승리

한일 GSOMIA 파기는 북한의 ‘갓끈전술’ 승리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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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옥식 전 연합뉴스 편집국장 2019-08-05

 

한일 GSOMIA 파기는 북한의 갓끈전술’ 승리 의미

김일성, “남조선은 각각 미국이란 끈과 일본이란 끈으로 유지돼있는 만큼 어느 한쪽을 자르면 붕괴된다며 갓끈전술 개발

갓끈전술은 한··일 삼각동맹 무력화를 통한 한미동맹 와해로 남한을 적화통일하기 위한 수단

, “한미동맹이 굳건하기때문에 먼저 한·일관계 이간시켜 반일감정 조장하는 게 급선무주장

강경화,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서 GSOMIA 폐기 시사

국내 종북좌파세력들은 GSOMIA 폐기 대환영

전직 고위장성들 “GSOMIA 파기 안 돼경고

브룩스 전 주한 미군사령관, “GSOMIA 는 한미일 3각 협력 유지 위한 중요한 토대

 

서옥식 전 연합뉴스 편집국장(政博)

 

 

일본이 화이트 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명단)에서 한국을 배제한 데 대한 맞대응 카드로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Korea-Japan 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을 폐기할 경우, 이는 북한의 대남적화통일전략의 핵심인 이른바 갓끈전술을 현실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갓끈전술은 북한의 대남(對南) 통일정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로, 남조선(南朝鮮)을 미국과 일본이라는 두 개의 갓끈으로 유지되고 있는 체제로 보고 이 가운데 어느 한쪽 끈만 잘라내도 을 머리에서 날릴 수 있다는, 즉 남조선을 붕괴시킬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북한은 남한을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격리시켜 고립무원의 처지로 만든 후 남한 내 동조세력(종북좌파세력)과 연합하여 적화(赤化)통일을 달성하려는 통일전선전략을 구사하기 위한 일환으로 이 갓끈전술을 개발했다.

 

북한은 남조선 공산혁명을 위한 통일전선전략으로 1949년에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을 결성한 바 있고 이후 반미구국통일전선·반파쇼민주연합전선 등의 구축을 외치며 1980년대에 한국민족민주전선(한민전)을 위장 출범시켰으며, 1990년대 이후에는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과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범청학련) 등을 결성하여 투쟁을 전개해 오고 있다.

 

이러한 갓끈전략은 한··3국의 남방삼각체제(TCOG 체제)가 강조되던 냉전 시기에 마련된 북한의 대남 적화전술이지만 약 40년이 경과한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TCOG( 티콕: Trilateral Coordination and Oversight Group)이란 1990년대 북핵 문제와 관련, 효율적인 대북정책의 공동 수립과 추진, 공조를 위해 한국, 미국, 일본 3국 사이에 만들어진 감독조정기구로,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으로 불린다. 1999페리보고서작성과 이에 따른 3국 공조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협의체가 필요하여 결성된 후 정례적으로 진행되다 2003년 노무현 정권 출범 이후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잠정 중단된 상태다.

 

갓끈전술이란 용어는 1969년 김일성이 대남 간첩 및 공작원 양성소인 금성정치군사대학(현 김정일정치군사대학)을 방문해 행한 연설에서 유래된 명칭이다. 이후 김일성이 1972년 북한군 총정치국 소속의 정치군관 양성소인 김일성정치대학(전 평양학원/전 김책정치군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갓끈전술을 강조했다.

 

김일성은 이 연설에서 남조선 정권은 미국과 일본이라는 두 개의 끈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사람의 머리에 쓰는 갓이 두 개의 끈 중에서 하나만 잘라도 머리에서 날아가듯이 남조선 정권은 미국이라는 끈과 일본이라는 끈 중 어느 하나만 잘라버리면 무너지고 만다. 남조선 정권을 타도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일본의 두 끈 중에서 어느 하나만이라도 잘라내기 위한 갓끈전술을 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즉 남조선혁명과정에서 반미투쟁과 반일투쟁을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소위 김일성의 갓끈전략을 묘사한 그림(출처=미래한국 홈페이지 캡쳐)

 

이 용어는 대남간첩 양성소나 북한군 정치군관 교육훈련기관에서 제한적으로 학습되다가, 당간부들에게 최초로 공개된 것은 1975217일 김일성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5기 제10차 전원회의에서 행한 <, 정권기관, 인민군대를 더욱 강화하며 사회주의 대건설을 더 잘하여 혁명적 대사변을 승리적으로 맞이하자>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서이다.

 

김일성은 이 연설에서 남조선 괴뢰도당은 비유하면 두 끈에 의하여 유지되는 갓과 같습니다. 갓이라는 것은 두 끈이 달려있어야 사람의 머리에 붙어있지 끈만 떨어지면 바람에 날아나고 맙니다. 남조선 괴뢰도당을 유지하는데서 미제국주의자들이 한 갓끈의 역할을 하고 일본군국주의자들이 다른 한 갓끈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여 남조선 괴뢰도당은 미제와 일본 군국주의자들에게 철저히 의존되여 있습니다. 남조선 괴뢰도당은 미제와 일본군국주의자들이 돈을 대주지 않으면 인차() 망하고 맙니다라고 말했다.

 

1997년 대한민국으로 귀순한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김일성 주체사상의 창시자로 전 김일성대학 총장)는 탈북 후 인터뷰를 통해 수차례 갓끈 전술이란 용어를 언급을 한 것으로 보아 이 용어가 북한의 대남적화 전략 분야에서는 폭넓게 사용되는 것으로 확인된다. 황장엽 전 비서는 북한 정권은 김일성의 갓끈 전술에 따라 한·미동맹과 한·일 우호관계를 약화시키려는 통일전선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남한 내 주사파 종북좌파세력들 역시 이 전략을 잘 써먹어 반일, 반미 선동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북한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수립이후 소위 남조선 해방을 위해 한··3각 동맹 저지를 그들의 일관된 목표로 유지해 왔다. 북한 정권은 특히 한·미 동맹이 굳건한 만큼 한·일 관계를 이간질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다.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반도 전체가 고통을 받아온 만큼 이를 고리로 우리 민족끼리등 이른바 종족적 민족주의를 강조하면서 한국에서의 반일 정서를 부추겨 왔다.

 

북한이 한·일 관계의 틈을 벌리려는 가장 큰 이유는 6·25전쟁 때의 교훈(?)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시 일본은 미군을 비롯해 유엔군의 핵심 후방기지였다. 한국전쟁이 한참이던 19531월 당시 일본 내 미군 기지는 무려 733개에 달했다. 주일 미군 기지들은 병사와 물자 수송 및 훈련 등 후방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당시 미 공군은 주일 미군기지에서 한반도로 100만 여회나 출격해 폭탄 70t을 투하했다. 주일 미군 기지에선 인천 상륙작전을 위한 한국군 병사 8천여 명이 훈련을 받았으며, 원산 상륙을 위한 기뢰 제거 및 미군 수송에 또 다른 8천여 명의 일본인들이 동원됐다. 이러한 일본의 지원은 6·25전쟁에 참전한 유엔군 16개 국가 중 6위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일본의 이런 역할은 앞으로도 과거와 동일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한반도 유사시 미군 전력이 출동하게 될 유엔군사령부 후방기지 7곳이 현재 주일 미군기지이다. 미국과 유엔군사령부 참여국들은 한반도 전쟁 상황에 대비해 일본에 유엔사 후방기지를 유지하면서 병력과 장비를 배치하고 있다. 7곳에 있는 병력과 군수물자들을 한국으로 이동하려면 미군 단독으론 안 된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지원이 필요하다. 미국은 또 항모전단의 호송 전력이 부족해 일본 이지스함 등의 지원을 받아야만 한다.

 

이처럼 주한미군은 주일미군의 지원이 없으면 유사시 북한의 공격을 제대로 저지할 수 없다. 주한미군에 반드시 제공되어야 할 항공, 해상 전력과 전략 자산을 주일 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일본은 전략적으로 한국의 안보에 매우 중요한 국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의 갓끈 전략이 문재인 정부의 반일 노선과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에서 체결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를 정면 부정했고,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판결에 대해서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금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일본의 대한(對韓) 무역보복에 대한 맞불카드로 한일 GSOMIA 파기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한국의 안보와 관련, 크게 우려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은 최근 “GSOMIA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강 장관은 지난 2일 한··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일본이 우리 안보 문제를 거론하면서 (보복) 조치를 취한 만큼 한·일 간 안보 틀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GSOMIA를 포함해 모든 것을 테이블에 올리고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종 차장도 2과연 민감한 군사정보 공유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를 포함해 종합적인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해찬 대표 등 여당 핵심 인사들도 GSOMIA 파기를 주장하고 있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내() 한국 배제에 대한 맞대응 카드로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GSOMIA 파기를 통해 미국과 일본을 움직일 수 있는지는 미지수이고 그 파장도 가늠하기 어려워 쉽게 공식화하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소미아 파기 의사를 일본에 통보해야 하는 시한은 이달 24일이다.

 

한일 GSOMIA는 양국 간 군사정보 공유를 허용하는 협정으로 정보의 제공 방법과 무단 유출 방지 등을 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협정에 규정된 교환정보는 한국의 군사 2급 비밀(Secret)3급 비밀(Confidential) 일본의 극비 특정 비밀(Secret)3급 비밀(Confidential)1급 비밀을 제외한 모든 정보가 포함된다. 이 협정의 발효로 한일 양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동향 등 대북 군사정보를 직접 공유해 왔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탈북자나 북·중 접경지역의 인적 네트워크(휴민트), 군사분계선 일대의 감청 수단 등을 통해 수집한 대북정보를 일본에 제공하고 일본은 정보수집 위성 5, 이지스함 6, 지상레이더 4, 조기경보기 17, 해상초계기 77대 등 고급 정보자산을 통해 얻은 영상정보 등을 한국에 제공해 왔다.

 

박근혜 정부때인 20161123일 체결된 이 협정의 유효 기간은 1년이다. 그 후로는 어느 한 쪽 당사자가 다른 쪽 당사자에게 이 협정을 종료하려는 의사를 90일 전에 외교 경로를 통하여 서면 통보하지 않는 한, 자동적으로 1년씩 연장된다. 하지만 청와대는 일본이 지난 2일 각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리자 이에 대한 맞대응 카드로 GSOMIA의 연장 거부를 검토 중이다. 만료 90일 전 어느 한 쪽이라도 파기 의사를 서면 통보하면 종료되기 때문에 금년은 824일이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시한이다.

 

현재 종북좌파단체들은 이 협정이 제2의 을사조약이라고 허무맹랑한 주장을 펴며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일본 자위대가 유사시 한반도 진출의 발판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면서 반일감정을 부추긴다. ·GSOMIA는 정보 교환과 비밀 유지에 국한된 내용으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등과는 전혀 무관하다. 일본은 오히려 한반도 문제의 불똥이 튈까봐 우려하고 있다. 일본의 주() 관심사는 중국의 팽창과 위협이지 한반도 문제가 아니다. 만에 하나 한반도 유사시 유엔의 일환으로 한국에 파병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이도 있다. 유엔이라 하더라도 유사시 외국군이 한반도에 진주하려면 한국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만약 동의 없이 진주한다면 그것은 침략 전쟁이 된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우리는 러시아와도 GSOMIA를 맺었는데, 러시아 한반도 진출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지적은 없지 않으냐?”고 반문하면서 우려를 일축했다. 또 일부 종북좌파들은 이 협정이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부추긴다고 선전하기도 한다. 그런데 일본은 이미 군사대국이다. 군사비로는 세계 6위다. 실질적 해·공군력은 서방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평가받는다. 종북좌파세력이 꺼내드는 또 하나의 주장은 중국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제주해군기지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배치 때처럼 나오는 단골 메뉴다. 이는 우리가 중국에 대해서도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요청한 상태라는 것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그러나 무엇보다 한일간의 GSOMIA가 폐기된다면 이는 한미일 삼각체제를 흔들어 북한이 바라는 한미동맹 와해로 이어 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일 간의 GSOMIA 파기는 한일 간의 문제를 떠나 미국의 국가이익에도 직결되는 것으로, 이에 악영향을 주는 결정은 미국과의 동맹까지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3국 해군이 동중국해에서 합동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조선일보 5일자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들은 지난 2(현지 시각) “미국은 중재나 조정에 관심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이번 일이 벌어진 것은 처음이 아니다라며 미국이 중간에 끼어드는 것은 긍정적이지 않다고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방콕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GSOMIA 파기 가능성을 시사했을 때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즉답을 하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외교가에선 GSOMIA 파기는 우리가 미국을 움직여 일본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강한 외교 카드이지만, 정작 미측이 움직이지 않을 경우 대일(對日대미(對美) 압박에 모두 실패하고 한반도 안보 위기만 심화시키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한편 동아닷컴 4일자 보도에 따르면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2(현지 시간) “GSOMIA는 한··3각 협력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토대라며 이를 파기하는 것은 단순히 정보공유가 중단되는 수준을 넘어서는 심각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협정은 한 번 파기되면 복원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점에서도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미일 군사동맹 포럼에 참석한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패널 토론에서 ·일 문제는 매우 깊은 문제라며 GSOMIA 폐기 반대를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은 문제의 본질을 이해해야 하고 한·일 두 나라가 고통스러운 기억을 헤쳐나가는 걸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최근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이 한일 협력의 균열을 노린 고의적 행위였다고 지적하면서 ·일 양국이 협력할 수 없으면 미·일 간 코너스톤(cornerstone, 주춧돌) 동맹과 한미 간 린치핀(linchpin, 핵심축) 동맹에 심각한 결과를 보게 된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패널로 참석한 마이클 뮬런 전 미 합참의장은 ·일 양국 모두 갈등을 이어갈 정치적 이유가 있고, 이로 인해 발생하게 될 위험은 꽤 심각하다며 이런 균열이 결과적으로 중국을 영향력 확대를 가져올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일본 내에 퍼진 한국 피로감을 언급하면서도 감정적 단계에 접어든 일본은 과민반응하지 말고 한국이 문제를 해쳐나갈 공간과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옥식 전 연합뉴스 편집국장]

 

 

기사입력 : 2019-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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