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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축소’ 여론을 ‘탈원전’으로 몬 정권

공론위 조사결과는 원전축소 52.3%, 탈원전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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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환 편집인 2017-11-01

 

원자력 전문가들, 정부의 공론위 권고안 아전인수 해석 맹공

법적 권한-전문성 없는 공론위 결정, 절차적 정당성 결여한 越權도 지적

신고리 5·6호기 건설재개와 원전축소 동시결정은 자기모순

원전포기는 기술발전 가로막아 산업 생태계 망가뜨리는 패착 중의 패착

무리하게 추진한 서툰 공약-국민혼란 가중-시간·예산낭비에 사과해야

세계 일류 원전기술 내다버린 대통령, 미래성장동력 포기한 셈

한국이 원전 수출한 UAE국제회의에 탈원전 홍보라니 세계가 조롱

탈원전 선언하고 외국에 수출하겠다는 논리 국제사회에 먹히겠나?

서옥식, “원전축소가 탈원전이란 궤변 중단해야

좌파이념에 매몰된 탈원전정책 이대론 안돼-국가정책은 국익우선·사실·과학·철학이 바탕돼야

촛불정권의 탈핵정책은 탄핵 촛불세력 제안과 100% 동일

신규원전 백지화 발표에 학계와 산업계 등 새로운 반발 야기

탈원전 조치로 이미 3조원 날려 국민 부담만 가중

 

 

“600조 원자력시장 포기하고 원전해체시장 선점하겠다는 건 거대 자동차시장 접고 폐차시장 진출하겠다는 자자당착논리

 

적폐청산, 소득주도성장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간판공약인 신고리 원자로 5·6호기 건설 중단이 정권 초기에 여론에 의해 거부됐다. 문 대통령의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공약이 퇴짜를 맞은 것은 과학과 사실이 외면당하고 현실 타당성 검증 없이 좌파환경이데올로기에 매몰돼 무리하게 추진됐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예견된 결과라 할 수 있다. 공약 단계에서부터 비전문가 주도로 짜여진 허술하고 어설픈 정책이란 지적을 받았다. 해당 정책은 원자력 전문가 아닌 환경단체 출신인 이상훈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장과 반핵운동가인 김익중 동국대 미생물학과 교수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스스로 제안해 만든 공론화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한다며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조속히 재개하되 신규 원전건설 전면 백지화 노후 원전 수명 연장 금지 및 월성1호기 가동중단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율 대폭 끌어올리기 등 탈원전·탈석탄에 기반한 에너지 전환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혀 야당과 학계, 산업계의 새로운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그러면서 원전해체연구소를 설립해 해외원전해체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자가당착적인 탈원전정책을 내놓았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로드맵에 따라 현재 계획 중인 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 아직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신규 원전 1·2호기 등 6기는 건설이 전면 백지화되고 현재 가동 중인 또 다른 원전 10(고리 2·3·4호기, 한빛 1·2호기, 한울 1·2호기, 월성 2·3·4호기)2030년대에 설계수명이 끝남에 따라 모두 폐쇄된다. 이에 따라 현 24기인 국내 가동 원전은 202228기로 정점에 달했다가 203118, 203814기 등으로 줄어들게 된다. 202211월 설계수명이 끝나는 월성 1호기는 조기 폐쇄된다. 현 정부 계획대로라면 신고리 5·6호기 수명이 끝나는 2083년 대한민국에는 원전이 모두 사라진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은 원전축소가 아니라 탈원전이다. 원전을 신규로 아예 못 짓도록 하고 노후 원전도 수명 연장을 일절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근거는 이렇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471명은 대상으로 한 <원전축소-유지-확대>란 조사 문항에서 원전발전 비중 축소를 바라는 비율이 53.2%, 원전 유지 및 확대비율 45.2%보다 8%포인트 더 높았다는 점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신고리 5·6호기 건설재개 이후 필요 조치사항>이란 또 다른 문항에서 시민참여단은 13.3%만이 탈원전을 선택했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가 시민 참여단이 탈원전을 선택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설문조사 결과를 왜곡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탈원전 로드맵을 확정한 지난 1024일의 국무회의에서 오늘 논의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가 현안을 결정하는 역사적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공론화위원회의 권고를 충분히 반영해 후속 조치에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론화 과정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한층 성숙시키고 사회적 갈등 현안 해결에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공론화위 결정이 국민의 뜻이므로 대통령으로서 이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분명히 한 것이다.

 

정부 탈원전 로드맵(자료=매일경제신문 캡쳐)

 

하지만 원전축소탈원전은 전혀 다른 개념인데도 문 대통령은 공론화위의 원전축소를 자신의 공약인 탈원전과 같다며 이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아전인수를 넘어 궤변도 이만 저만이 아니다. 전자는 문자 그대로 원전의 비중을 줄이는 것이고, 후자는 원전을 아예 없애는 것이다. 의미가 서로 다른 만큼 공론화위 설문에서도 <원전 축소-유지-확대>항목 외에 <신고리 5·6호기 건설재개 이후 필요 조치사항>이란 항목을 따로 두고 답변을 요구했다. 이 문항에서 시민참여단은 안전기준 강화(33.3%) 신재생 에너지 투자확대(27.6%) 사용후 핵연료해결방안 마련(25.3%)을 제시했고 13.3%만이 탈원전을 선택했다.

 

김지형 공론화위원장은 지난 1022일 마이크 앞에서 발표할 때 이 부분을 언급하지 않았다. 13.3%라는 수치는 보도자료의 표에만 나타나 있다. 이는 공론화위 조사에서 아주 주목되는 대목인 데도 거의 모든 국내 언론은 외면해 버렸다. 이와 관련,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지난 1029일자 서울경제에 실린 자신의 기고문 <‘탈원전시민참여단 뜻 아니다(http://www.sedaily.com/NewsView/1OMHPROB1L)>에서 시민참여단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후 후속조치로 탈원전 로드맵 작성을 주문하지 않았는데도 정부는 엉뚱하게도 아전인수해 탈원전의 당위성으로 오용했다고 말했다.

 

설사 원전축소탈원전으로 받아들인다하더라도 원전에 대한 전문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 471명의 8%라면 38명이다. 8%포인트는 오차범위 구간 7.2%포인트를 겨우 넘긴 것으로 별로 유의미한 수치가 아니다. 이것으로 국가 산업, 경제, 안보 등 백년대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결정을 내린 것이다. 어이 없고 충격적인 일이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공론화위가 향후 대한민국의 에너지정책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전문성도 법적 권한도 없음에도 불구, 대통령이 이를 국민의 뜻으로 포장해 추진하겠다는 것은 좌파세력의 이데올로기인 탈원전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부뿐 아니라 언론도 시민참여단의 숙의 결과를 집단지성의 발현이라며 미화하고 있다.

 

국가 중요정책 결정을 입법부인 국회의 치열한 토론과 검토과정이나 전문가들끼리의 공청회 개최 한 번 없이 비전문성의 일부 시민대표에게 판단과 책임을 떠넘기고 거기서 나온 결과를 또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해 수용하는 일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청와대는 이에 대한 비판이 일자 탈원전 정책은 애초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라며 공론위가 내린 조사결과에만 기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시위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민주노총, 전교조, 언론노조, 공무원노조, 교수노조, 변호사단체, 종교단체, 여성단체, 농민단체, 참여연대, 경실련 등 858개 종북단체와 좌파환경단체들은 문재인 정부의 탈핵정책에 발맞춰 지난 727안전한 세상을 위한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시민행동을 결성하고 우리 사회가 안전한 탈핵 세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신고리 5·6호기기 백지화가 그 첫걸음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들은 거의가 1948년 제정된 헌법에 의한 대한민국 건국을 부정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구속 촉구 촛불시위는 물론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반대 집회, 매향리미군폭격장 폐쇄 범국민대책위, 미군 장갑차 여중생(효순-미선) 치사사건 촛불집회, 맥아더동상 철거시위, 평택미군기지 이전 확장반대시위, 한미 FTA반대 촛불집회, 광우병 촛불폭력난동 시위, 제주해군기지 반대시위 등에 빠짐없이 참가해 왔다. 또한 북한이 연방제통일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지지해왔다.

 

하지만 안전 측면에서 정작 남한의 원전보다 수십, 수백 배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오며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핵무기 생산의 요람인 북한의 영변 핵단지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탈원전은 문재인 정권을 탄생시킨 촛불주도 세력이 문재인 정부에 제시한 ‘100대 촛불개혁 과제에 포함된 핵심 사안이기도 하다. 촛불시위를 주도해온 좌파세력의 단일연대체인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은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탄핵결정 하루 뒤인 지난 310일 차기정부(출범이 예상된 문재인 정부)가 수행해야할 주요과제로 노후 원전 폐쇄와 신규원전중단을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핵 발표 내용과 글자 하나 틀리지 않는다.

 

원전발전 비중 축소는 당초 717일 발효된 국무총리 훈령(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관한 규정)에 포함되지 않은 사항이다. 총리훈령(2)은 공론화위원회의 기능으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만 공론에 붙이기로 규정하고 있다. 공론화위는 규정에 따라 신고리 5·6호기 중단 여부만 물었어야 했는데도 향후 원전 정책에 관한 엉뚱한 문항을 슬쩍 끼워 넣어 답변토록 꼼수를 부린 것이다. 따라서 공론화위의 원전축소 권고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명백한 월권(越權)으로, 문재인 정부가 이를 통해 중요한 정책 결정을 내린 것은 위험하고 무모함을 넘어 노골적으로 법을 무시한 위법행위인 것이다.

 

즉 공론화위의 월권적 발표는 시민참여단을 앞세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추진을 뒷받침하기 위한 명분을 제공하려는 시도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공론화위가 갈등 완화라는 일부 순기능적인 역할에도 불구, 문재인 정부의 초법적·탈법적·제왕적 국정운영의 도구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공론화위 최종 결과는 한편으로는 신고리 5·6호기 원전 재개와 원전축소를 동시에 결정한 자기모순을 드러내고 말았다. 문 대통령은 이런 공론화위를 숙의민주주의의 표본이라고 평가하지만 이는 광장민주주의의 또 다른 버전(version)으로, 대의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고 국회를 형해화(形骸化)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오늘의 한국 원전을 있게 한 개발책임자 중 한 사람인 이병령 박사는 최근 한 TV토론에서 전문가가 배제된 이런 식의 공론화 과정은 다시 없길 바란다고 질타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비현실적이고 비과학적인 공약을 내세웠다가 국가 대혼란을 일으킨 끝에 공약을 파기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점, 그리고 공사 중단으로 시간 및 예산 낭비를 초래한 과오 등에 대해 반성이나 사과 표시 한마디 없었다. 무리한 5·6호기 공사 중단 조치로 협력사 피해액이 1천억 원 이상에 달하고, 공론화위가 석 달간 활동비로 쓴 국가예산도 46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계획 중이던 신한울-천지 원전 건설포기, 월성1호기 조기 폐쇄로 인한 피해액을 합치면 그 액수는 3조원을 남는다. 업계와 학계, 환경단체와 지역주민이 싸우며 유발한 사회적 갈등 비용은 아예 계산하기 힘들 정도다.

 

탈원전 소동은 처음부터 문재인 정부가 일으킨 평지풍파였다. 우리나라는 1978년 최초의 원전인 고리 1호기가 운전에 돌입한 이래 원자력발전소가 문제가 된 적이 없었다. 문재인 좌파정부가 들고 나오기 전까지 국민적 이슈가 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는 처음 원전이 위험하다며 탈원전을 주장했다. 그러나 위험의 근거로 든 것은 대부분 사실이 아니었다. 괴담이나 루머에 가까운 것도 있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지진이 아니라 쓰나미 때문이었다. 당시 규모 9.0의 대지진이 발생했지만, 일본 동해안 6개 단지 원전 18곳 가운데 지진으로 원자로나 격납 건물이 손상된 곳은 하나도 없었다. 방사능으로 죽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문 대통령은 탈핵정책의 근거로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 방사능 사고로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말했다가 일본정부로부터 허위사실이라며 항의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고리 5·6호의 철근 밀집도는 규모 7.5 지진을 견디게 설계된 123층 롯데월드의 20배에 달한다.

 

원자력이 사양산업이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동 중인 원전은 450, 건설 중인 것은 59, 발주되거나 계획된 것은 160, 건설 검토 중인 것은 378기나 된다. 원전 가동 31국 가운데 독자 모델 원전을 수출한 나라는 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중국 한국 등 6국뿐이다. 미국은 가동원전 99기 중 최초 운전 허가기간 40년에 더해 20년 연장 운전을 승인받은 원전이 지난 6월 기준 84기나 된다. 문재인 정부는 노후 원전 10기의 수명 연장을 금지시켰는데 이들이 수명 연장 10년을 포기할 경우 1기당 전력판매 손해액은 45천억 원으로 모두 45조원의 피해를 보게 된다.

 

탈원전이 세계적 추세라는 주장도 맞지 않는다. 현재 세계 31개국이 원전을 가동 중이며 독일 스위스 등 극히 일부 국가만 탈원전정책을 펴고 있다. 그것도 우리처럼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그리고 3개월의 단기간이 아니라 수십년 간의 공론과 검토를 거쳐 국민적 합의를 토대로 한 것이다. 이 두 나라의 탈원전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전체 전력의 24%를 생산하는 갈탄을 727t이나 매장하고 있는데, 이는 40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스위스는 643개에 달하는 풍부한 수력발전소 덕분이다. 지금 세계의 원전산업계는 새로운 도약기에 들어섰다.

 

미국과 일본은 원전 관련 중대사고 발생국이지만 신규 원전 건설로 방향을 틀었다. 중동 산유국들도 석유고갈에 대비, 원전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기후협약 준수와 함께 온실가스 없는 청정에너지로 원자력이 새삼 주목받게 되면서 전 세계에 거대한 원전 건설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그런 세계시장에서 원전 건설과 안전운용 기술에서 일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우리의 원전포기는 기술발전까지 가로막아 전체적으로 산업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패착중의 패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의 과학기술계는 지금은 핵분열 현상을 이용해 원전을 돌리지만 앞으로는 핵폐기물을 없애고 방사능 오염이 없는 핵융합 발전으로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위험주장이 먹히지 않자 엉뚱하게 원전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들고 나왔다. 원전은 지난 40년간 우리의 경이적인 경제 발전을 뒷받침해왔다. 지난 5년간 우리는 연평균 1600억 달러의 에너지 연료를 수입했다. 이 중 원전 원료인 우라늄 수입은 0.5%8억 달러에 불과했다. 0.5%의 연료 수입액으로 전력의 30%이상을 공급했다. 1982년부터 2015년까지 33년간 소비자 물가는 274% 상승했는데 전기 요금은 49%만 올랐다. 원자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원전은 자동차, 조선, IT와 함께 한국이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분야다. 이명박 정부 때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출은 쏘나타 100만대 수출에 맞먹는 경제 효과라고 한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우리 기술진이 40년 노력해 일군 원자력 산업을 내다 버리겠다고 한다. 탈원전 노하우를 축적, 원전해체기술을 해외에 수출하겠다는 것은 향후 30년간 600조원으로 추산되는 거대원전시장을 버리겠다는 얘기다. 이는 자동차시장을 포기하고 폐차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것과 같다문재인 정부는 탈원전정책에 따라 원전은 더 이상 짓지 않고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를 7%에서 20%, LNG 발전을 18.8%에서 37%로 늘리겠다고 한다. 신재생에너지 개발은 해야 하지만 국토가 좁고 자연 조건이 불리한 한국으로서는 태양광·풍력은 태생적 한계가 있다. 땅이 넓은 호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2020년부터 신재생에너지 기업에 주던 보조금을 폐지키로 한 것은 가정 전기료가 10년 새 각각 63%, 71%씩 올랐기 때문이다. LNG의 경우 우리는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정부는 1030일부터 사흘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최로 열린 세계원자력장관회의에 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을 파견했다. UAE는 이명박 정부시절인 2009년 우리가 독자 개발한 신형 원전(신고리 5·6호기와 같은 APR 1400 모델) 4(수주액 약 21조원)를 수출한 곳이다. 이번 회의는 세계 67개국 장관급 에너지 정책 수장과 국제기구 관계자등 317명의 대표가 한자리에 모이는 원전 세일즈 국제무대라는 점에서 한국 원전의 우수성을 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회의 참석자들은 현재 한국형 수입 원자로로 건설 중인 바라카 원자력발전소를 주요 일정으로 시찰했다. 우리 스스로 비용을 들여 현지에서 잔치라도 벌여할 자리이다.

 

더구나 주최 측에서 한국정부에 장관급을 보내달라고 수차 요청했음에도 차관급 대표단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업부측은 장관이 UAE회에 참석하지 않는 것에 국감이 열려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한국의 UAE 원전수출로 건설사업과 향후 60년간 원전운영·관리, 부품수출 등으로 90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되고 있으나 국익을 외면한 처사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모두가 문대통령의 탈원전 정책 때문이다이와 관련, 조선일보는 111일자 <원전 세일즈 국제무대에서 보좌관은 한국 탈원전 홍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이 이 회의에서 우리 기술로 건설 중인 UAE원전의 우수성을 알리기보다는 정부의 탈원전정책홍보에 치중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적 비웃음거리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원전은 에너지 안보의 필수 자산일 뿐 아니라 미래성장동력이다. 그러나 정부가 탈원전을 국가 중요정책으로 내세우는 한 세계 시장에 우리가 설 자리는 없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적인 정부가 되려면 하루속히 정책에서 이데올로기를 털어내야 한다. 연합뉴스 편집국장을 역임한 언론인 출신의 정치학자인 서옥식 박사는 국가정책은 국익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하지만 가치지향적(value-oriented)철학이 그 밑바탕이 돼야한다면서 이는 정책에는 가급적 이데올로기가 배제돼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서옥식 박사는 물론 이데올로기 자체에 가치도 내포돼 있어 때로는 철학이란 용어와 별 차이 없이 사용되고 있지만 이데올로기는 목표지향적인 신념체계(goal-oriented systems of beliefs)이며 행동지향적인 신념체계(action-oriented systems of beliefs)라는 점에서 철학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서옥식 박사는 이데올로기는 진위(眞僞, true/false), 정사(正邪, right/wrong), 선악(善惡, good/bad), 미추(美醜, beautiful/ugly), 객관적으로 타당한 견해와 주관적인 편견(objectively reasonable views/subjective prejudices)등이 섞여 있는 것으로서 절대적으로 옳은 것도, 누구나 다 지지하는 것도 아니다면서 “70여년의 실험 끝에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난 마르크스-레닌주의(현실 공산주의)가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서박사에 따르면 때로는 신비적이고, 초자연적인 것, 초경험적인 것, 주술적이고 비과학적인 내용이 포함된 것이 이데올로기이라는 것이다. [조영환 편집인]

 

 

기사입력 : 2017-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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