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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넛지’ 번역판 오역 많다

서옥식, 국내 인터넷에 온통 오역 소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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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환 편집인 2017-10-10

2017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일본태생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Kazuo Ishiguro, 일본명: カズオ·イシグロ, 一雄)의 대표작 ‘The Remains of the day’의 한국어 번역판 제목이 남아있는 나날로 오역돼 있다는 지적을 받고있는 데 이어 이번에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세일러(Richard H. Thaler: 사진에는 세일러탈러로 나와 있다) 시카고대 교수의 공저작품 넛지국내 번역판의 내용이 상당부분 오역이란 주장이 나왔다.

 

연합뉴스 외신부장- 편집국장 출신으로 국내외 언론보도, 문학작품, 성서, 사회과학및 자연과학 서적, 교과서, 외교문서, 가요, 영화, 명사들의 연설문 등에 널려있는 오역사례를 모은 오역의 제국-그 거짓과 왜곡의 세계’(2013) 저자인 서옥식씨는 ‘The Remains of the day’‘Remain’이란 단어가 통상 복수형으로 흔적, 잔존물, 잔해, 궤적, 자취, 유물, 유적, 잔액, 유체(遺體) 유고(遺稿), 유족(遺族) 등을 뜻할 뿐 아니라 작품의 내용을 보더라도 그날의 흔적또는 그날의 잔영 ’, ‘그날의 기억’, ‘그날의 유물(遺物)’ 정도로 번역해야 옳다면서 이 작품의 일본어 제목은 名殘’(그날의 잔영), 중국어 제목은 長日留痕’(장일유흔: 긴긴날의 남겨진 흔적)이라고 거듭 소개했다.

 

서옥식씨는 이어 9일 발표된 2017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세일러 교수의 넛지국내 번역판도 경제학상 발표와 함께 즉각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지만 내용의 상당부분이 오역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면서 지금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오역사례가 적지않게 소개돼 있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의 행동을 처벌이나 규제’, ‘물질적 유인없이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기발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설명하고 있는 행동경제학자 세일러의 이 책은 예컨대 335쪽의 ‘tax return’이란 말을 세금을 반환해 준다는 의미의 세금환급이라고 번역했는데 이는 오역이다. tax return은 연말이 지난 후 지난 1년간 실제로 내야할 세금액을 확정하고 미리 낸 세금과 비교하여, 미리 낸 세금액이 더 많으면 그 차액을 돌려받고, 부족하면 추가로 내는 것이다. 만약 미리 낸 세금액이 너무 적으면 적게 낸 부분에 대해서 이자와 벌금을 낼 수도 있다. 그래서, 보통은 미리 낸 세금액이 부족하지 않도록 약간 여유있게 더 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돌려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부족해서 추가로 내야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세금 신고연말 세금정산이 적절한 번역이라 할 수 있다.

  

넛지란 팔꿈치로 쿡 찌르다라는 뜻으로, 세일러 교수가 개념화한 용어다. 그는 허점투성이인 인간의 옆구리만 살짝 찌르는 정도의 부드러운 개입으로도 더 나은 선택으로 이끌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에 의해 올해의 베스트셀러’(Best Book of the Year)로 선정됐으며 국내에서도 경제경영학부문을 포함, 과거 종합 10위내의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이 책은 초반에 나오는 문장 <A bat and ball cost $1.10 in total. The bat costs $1.00 more than the ball. How much does the ball cost? >부터 오역에 휩싸여있다. 번역본은 이를 <야구방망이와 야구공을 합친 가격은 1달러 10센트이다. 방망이의 가격이 1달러가 넘는다. 그렇다면 야구공의 가격은 얼마인가?>로 옮겨놓았다. 그러나 이는 방망이가 공보다 1달러 비싸다를 오역한 것이다. 국내 번역본 대로라면 야구공의 가격은 1-9센트가 되는 등 가격이 춤을 출 수 있기 때문이다. 올바른 번역을 통해 야구공의 가격을 산출해보면 0.05달러이다.

 

, x를 방망이(bat), y를 공(ball)이라고 하면 x + y = 1.10

방망이가 공보다 1달러 비싸므로 x = y + 1

x + y = y+1+y = 2y + 1 = 1.10

2y = 0.10

y = 0.05(달러)

x = 1 + 0.05 = 1.05(달러)

 

1995노벨문학상 셰이머스 히니의 어느 자연주의자의 죽음도 오역된 제목

 

서옥식씨는 이어 아일랜드의 시인 셰이머스 히니(Seamus Heaney)를 문단에 등단케 한 첫 작품이자 그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시집 제목 ‘Death of a Naturalist’도 오역이라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이 시집은 국내에서 어느 자연주의자의 죽음’(나라원, 하문사, 백양출판사, 창우사), ‘한 자연주의자의 죽음’(한겨레출판사)등의 제목으로 번역됐다. 5개 출판사 모두 ‘Naturalist’자연주의자로 번역한 것이다. 히니가 199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때 동아일보, 경향신문, 한겨레신문, 매일경제 등 국내 거의 모든 신문도 ‘Naturalist’를 자연주의자로 번역했다. 2013830일자 연합뉴스와 31일자 조선일보, 중앙일보, 경향신문, 서울신문, 이데일리에 히니의 타계소식을 알리는 기사가 실렸는데 이들 매체들은 한결같이 어느 자연주의자의 죽음으로 소개했다.

 

그러나 자연주의자는 오역이다. ‘자연애호가정도가 작품에 어울리는 번역이다. 영어의 ‘naturalist’에는 자연주의자, 자연연구자, 자연애호가, 박물학자의 뜻이 있다. 자연주의자란 문학과 예술, 철학, 신학에서의 자연주의자를 말한다. 하지만 히니의 시를 보면 시인은 소년때 개구리 알을 가져와 집의 창문턱이나 학교의 선반에 가지런히 놓고서 관찰하던 일을 회상한다. 소년은 어느날 아마(亞麻)’(flax-dam)으로 가보게 되는 데 거기엔 커다란 황소개구리들이 우굴거리고 있었다. 소년은 개구리 울음소리에 위협을 느끼고, 만약 손을 물속에 집어 넣는다면 개구리 알들에게 손이 붙잡힐 것으로 생각하고 이것이야말로 알을 훔쳐간 데 대한 개구리들의 복수라고 여기고 겁에 질려 도망쳐 나온다.

 

따라서 이 시에 나오는 ‘naturalist’는 문학, 예술, 철학 등에서의 자연주의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더러는 ‘naturalist’박물학자로 번역하지만 소년은 전문연구가가 아니므로 자연애호가정도가 적합한 번역이 될 것이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이러한 오역된 제목이 국내 영어영문학 학술지를 비롯한 학술논문과 대학의 석박사논문 등 10여편의 각종 논문에 그대로 인용되고 있다. 일본에서의 번역은 ある自然兒’(어느 자연아의 죽음, 국문(國文社, 1995)이다.

 

역시 노벨문학상 수상자 히니가 1996년에 펴낸 시집 이름 ‘The Spirit Level’ 이 국내에서 영혼 측정’, ‘정신측정등으로 번역돼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spirit’을 정신, 영혼, 기운의 뜻으로만 알고 있었지 여기에 술, 알코올, 주정(酒精)의 뜻이 있다는 것을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spirit level’은 영혼측정이나 정신측정이 아니라 알코올(주정)수준기’(水準器)를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1997년에 펴낸 아일랜드 현대문학 전통과 세이머스의 시라는 책에서 영혼측정이라고 번역했으며, 일부 신문에서는 이를 정신측정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기사입력 : 201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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