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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 대통령 이승만의 옥중 통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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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환 편집인 2008-08-27

 
 
건국대통령 이승만의 백년 前 옥중 통치철학: 독립정신 실천 6대강령 요지
 
이 책[1904년 우남 이승만 박사가 죄수로 감옥에 있을 때에 쓴 '독립정신(김효선편저/청미디어)']은 우리 대한 독립에 관계된 중요한 내용을 쓴 것이다. 이 책에 있는 내용만 주의 깊게 읽어도 독립이 무엇이며, 우리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우리나라의 독립이 어떤 형편에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독립정신을 철저히 실천하며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권고하여 빠른 시일 내 국민 모두가 알고 실천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나 독립에 관련된 과거의 일만 알고 어떻게 하면 완전한 독립을 유지할 수 있을지 그 방법을 모른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이 책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히 알아야 할 내용들을 기록했으므로, 이 책을 읽는 사람은 이를 깨닫고 실천해야 한다. 처음에는 한 두 사람이 실천하여 나라를 위해 힘을 기르다 보면, 마침내 온 나라가 한 몸, 한 마음이 되고 모든 국민이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여기서 나라의 독립을 떠받치기 위해 필요한 실천사항을 6개 항목으로 구분했다. 그 중에는 이미 앞에서 말한 것도 있고 새로운 것도 있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이 독립정신의 참 뜻을 올바로 깨닫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다른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든지 상관하지 말고 각자 자기가 할 일만을 생각하고, 자기가 할 일을 하며,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여기에 기록된 내용대로 따라 하도록 권고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첫째, 우리는 세계에 대해 개방해야 한다.

1. 우리는 세계와 반드시 교류해야 한다. 세계 여러 나라들 간에 서로 교류하지 않는 나라는 별로 없으며, 여러 나라 사람들이 서로 마음을 열지 못할 이유도 없다.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지내던 나라들도 지금은 다른 나라들과 자유롭게 교류하고 있다. 외딴 섬에 살던 미개한 인종까지도 새로운 문명을 받아들여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개화를 받아들인 나라는 점점 번창하여 다른 나라들과 대등한 지위를 누리고 있다. 그렇지 않은 나라는 외부세력이 점차 나라 안으로 밀고 들어와 그들의 세력을 구축하면서 그 나라의 형편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나라들 간의 이 같은 교류가 계속된다면 각 나라 사람들의 고유한 특성은 사라지고 마침내 온 세계 사람들이 하나의 문명으로 통합될 것이다. 지금 동양의 상황은 아침 햇살이 떠오를 때와 같아서 햇빛이 먼저 비치는 곳도 있고 나중에 비치는 곳도 있으나 솟아오르는 해를 막을 수는 없는 것이다. 햇빛이 사방을 모두 비치고야 마는 것 같이 서양에서 일어나서 들어오는 새로운 문명을 우리가 홀로 막을 수는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을 보더라도 서양으로부터 들어오는 새로운 문명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 이것을 경험하고서도 어떤 수를 쓰더라도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면 나라는 영원히 없어지고, 그 백성도 없어지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외국과 교류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누구나 깨달아야 할 것이다.

2. 통상(通商)은 서로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인간은 이웃이 있어야 살 수 있다. 이웃이 없다면 새나 짐승을 이웃으로 삼아 살게 될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물품들을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고 생각해 보자. 그 모든 것을 내 손으로 만들어야 할 텐데 어떻게 내 손으로 이 모든 것들을 만들 수 있겠는가. 그렇게 산다면 학식이나 타고난 재주는 물론, 인간이 가져야 할 도덕적 성품들을 유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지키지 못한다면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모르게 될 것이고, 많은 재물과 귀중한 물건들이 있어도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

내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물건들은 이웃의 도움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또한 이웃의 도움을 받아 학문과 도덕을 배우기도 하고 배운 것을 실천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웃이 많을수록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물품들이 좋아지고 많아지게 되며, 또한 내가 만든 물품들도 다른 사람들이 상용하게 되어 귀중하게 취급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쓰이게 된다. 나아가서 이웃이 많을수록 더 많은 정보와 지식도 얻을 수 있게 된다.

세계 각국에 대해 문을 열어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물품들을 서로 교환하며, 우리에게 잘못된 풍속이 있으면 그것을 고쳐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앞집과 뒷집이, 북쪽과 남쪽이, 또는 서양과 동양이 서로 담을 쌓고 상관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되면 이웃집에 불이 나도 옆집에서 모르는 체 할 것이고, 함경도에는 흉년이 들었지만 경상도는 풍년이 들어 곡식을 쌓아두고도 팔지 못하게 될 것이며, 한 나라에 천연두가 유행하여 많은 사람이 죽어가도 다른 나라에서 예방접종법을 배울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러한 예를 보더라도 사람들이 서로 교류하지 않는 것이 세상에 얼마나 해로운 것인가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다른 나라들과 교류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세계 어느 구석도 고립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증기선, 열차, 전보, 우편 등, 각종 교통 및 통신 수단을 발명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하루속히 이러한 기술들을 배워 전국에 설치하여 먼 지방도 가까운 이웃같이 왕래할 수 있게 하고, 시시각각으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하면 전국이 고르게 발전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두메산골 사람들도 생선이나 소금이 풍족하게 될 것이고, 섬이나 해변 백성들도 육지나 산에서 나는 물품들을 구입하기 쉬워 질 것이다. 각 지방 사람들이 서로에게 필요한 물자를 교환함으로써 자신들에게 부족한 것을 보충할 수 있으며, 또한 세계 각국이 교제하는 가운데 서로 좋고 나쁨을 비교하여 발전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세계 모든 나라들은 이웃처럼 될 것이며, 이로 인해 공통의 이익을 누리게 될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 간의 교류가 얼마나 유익한가를 모두가 깨달아야 할 것이다.

3. 오늘날 통상은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근본이다. 세계의 부강한 나라들이 자기 나라에서 생산되는 곡식이나 물품만으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 이 나라들은 백성들에게 상업을 권장하여 다른 나라의 물품들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그 나라 안에 있는 물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해져서 날마다 더 부강하게 된 것이다.

오늘날 영국이 매우 부강한 나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영국은 조그마한 세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이다. 기후도 좋지 않고 생산품도 별로 없었다. 그러나 백성들이 일찍이 산업화에 눈을 떠 물건을 만들어 세계 각국에 수출하게 되었다. 정부는 상인들을 적극 보호했으며 자기 나라 상인 한 두 사람만 가 있더라도 군함을 보내 그들의 권리를 보호했다. 세계 모든 곳에 영국 상인이 없는 곳이 없고, 세계 중요한 시장은 대부분 영국 상인들이 차지하고 있으므로 영국이 부강하게 되지 않을 수 없다.

영국뿐만 아니라 선진 각국이 모두 상업의 권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옛날에는 각국이 영토를 빼앗으려고 전쟁을 일으켰으나, 지금은 상권(商權, 상업상의 권리) 때문에 전쟁을 하는 것을 보면 상업이 얼마나 중요한가 알 수 있다.

우리나라도 옛날에는 농사를 제일로 알고 상업은 천하게 여겼다. 그러나 오늘날은 결코 그렇지 않다. 상업에 종사하지 않고 농업만으로 부자가 될 수가 없다. 농사에도 힘써 좋은 토지를 개간하여 곡물을 많이 생산하는 한편, 사방에 좋은 항구가 많이 있어 통상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었고 각종 천연자원 또한 많으니 동방의 부국 가운데 한 나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러므로 상업을 부강한 나라를 만드는 근본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4.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오는 것은 우리를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이롭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오는 것을 막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오는 것만 허락하고 가만히 앉아서 맞아들이기만 한다면 통상의 이익과 권리는 모두 외국인들의 손에 들어가고 말게 된다. 이러한 통상은 외국 사람에게만 이로운 것이고 우리나라에게는 이로울 것이 없고 오히려 해가 될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도 외국으로 가서 그들의 형편과 풍속과 물정을 자세히 알아본 후 수입과 수출을 우리가 직접 주도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 수입과 수출이 균형 잡히도록 해야 다른 나라 사람들과 같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이익을 내고 상권을 확립해야 하는 시급한 목적을 위해 우리는 외국에 나가 외국 상업의 실상을 관찰해야 할 것이다.

5. 외국인들을 원수 같이 여기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이것은 몽매한 백성들이 까닭 없이 외국인들을 미워하는 그릇된 관습에서 비롯된 것이다. 위에서 말했듯이 외국인들을 미워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모르거나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무었을 하려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다른 나라 사람들을 싫어하며, 기회가 있으면 그들을 해치고자 한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이치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나라에도 위험한 일이다.

1866년에는 천주교인을 없애려다가 '병인양요(丙寅洋擾)'를 초래했고, 1882년과 1884년에는 일본인들을 몰아내려다가 폭력사건으로 발전되어 큰 화를 당했다. 1894년에는 동학란이 일어나 외국인을 몰아낸다고 하다가 청일전쟁이라는 큰 전쟁으로 발전되었다. 우리나라는 이 같은 일련의 사건으로 큰 시련을 겪게 되었다.

청나라도 외국인들을 몰아내려다가 영국과 프랑스와 큰 충돌이 일어나 많은 손해를 입게 되었다. 의화단이 일어나 외국인들을 죽이려했지만 청나라 사람들만 죽게 되었고, 이로 인해 결국 러일전쟁이 일어났다. 인도는 끈질기게 서양 사람들을 해치려고 했다. 그 때문에 영국은 인도에 군사를 배치했으며 결국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가 되고 말았다.

이 처럼 백성들이 어리석은 것은 나라를 멸망시키는 지름길이 되는 것이다. 모두가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이유 없이 외국인들을 미워하는 마음을 버려야 할 것이다. 또한 다른 사람에게도 이러한 사실을 설명하여 그들도 깨닫게 하고, 모든 사람들을 차별이 없이 동포나 형제처럼 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인간의 근본을 생각하면 세계 모든 사람은 형제와 같다. 우리나라에 와 있는 외국인들은 신실한 기독교 신자이고 지적 수준이 높아 세계 모든 사람들을 차별 없이 대한다. 그들은 생김새가 다르고 말이 다른 사람들이 자기 나라에 들어가도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다른 나라에서 온 손님이라고 특별히 보호한다. 그러나 그 중에 흑인 야만종은 낯선 사람들을 보면 죽이거나 아니면 그들이 피하여 도망가고 만다. 이것이 곧 야만인과 문명인의 구분이다.

만약 서양인들이 우리를 야만인이라고 여겼다면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 마치 호랑이나 이리의 소굴로 들어가는 것처럼 자신들을 보호할 준비를 했을 것이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를 인정과 예절이 깊은 문명국 사람으로 알았기 때문에 아무런 주저 없이 한 두 명씩 우리나라 각 지방을 여행하기도 했던 것이다.

더구나 영국과 미국에서 온 신사숙녀들은 살기 좋은 고국과 부모형제와 친척들을 떠나 많은 비용을 쓰며 바다를 건너고 산을 넘어 우리나라에 왔다. 그들이 여러 지방에 흩어져 외롭게 살며 우리말과 우리 풍속을 배우고 익히며, 모든 고난과 어려움을 겪고 비웃음의 대상이 되고 욕을 먹으며 헌신하고 있는 진정한 뜻은 오로지 자기들이 좋다고 믿는 종교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전파하여 자기들과 같이 복 받게 되기를 원하는 것뿐이다.

어떤 외국인들은 병원을 세워 환자들을 무료로 치료해 주고, 학교도 세워 학문과 종교에 대해 가르친다. 어떤 사람들은 고아원을 세워 의지할 곳 없는 아이들을 기르고 가르친다. 또 다른 사람들은 소경과 벙어리를 모아 교육하며,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자선사업을 하고 있다.

사람들이 그 같은 뜻을 안다면 실로 감동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난리 중이나 위태로울 때에도 남녀 구분 없이 한두 명씩 여러 곳에 떨어져 살기도 하며, 혹은 내륙으로 혼자 여행도 다닌다. 외국인들은 우리를 이렇게 좋은 마음으로 대하는데, 그 뜻을 모르고 오히려 그들을 해친다면 우리 스스로가 문명인 대접을 받지 않으려 하는 것이니 어찌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모두가 외국인을 싫어하는 마음을 버려야 할 것이다.

둘째, 새로운 문물(文物)을 자신과 집안과 나라를 보전하는 근본으로 삼 아야 한다.

1. 외국인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깨닫고, 그들과 더불어 살 때 우리 것을 보전하면서 또한 우리에게 균등한 이익이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 이와 반대로 우리는 힘이 약하여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외국인들을 막아낼 수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래서 외국인들과 어쩔 수 없이 함께 살지만 서로 모르는체하여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우연히 외국인들과 부딪쳐 억울한 일이 생길지라도 고개를 숙이고 참고 피하면 그만이라 생각할지 모른다. 나라에서도 어찌하지 못하는 것을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하고 체념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다가오면 피하고, 그들이 잘못된 짓을 하더라도 우리의 권리를 포기하고 말지도 모른다. 우리가 이렇게 행한다면 결국은 우리나라 사람이 살 곳이 없어지고 말 것이며, 우리나라 사람을 받아들일 나라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수준 낮은 일본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오는 목적은 서양에서 온 무역상이나 선교사들과는 다르다. 일본사람들은 우리나라 전국 방방곡곡에 가서 우리나라의 모든 경제적 이권을 하나하나 차지하고자 할 것이다. 경제적 권리를 일본 사람들에게 모두 내주고 우리는 장차 어디로 가서 살겠는가.

외국과 교류를 시작한지 수십 년이 되었지만 발전된 것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점점 나빠진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다. 상류층 사람이나 보통 사람이나 모두 떳떳치 못한 생각을 가지고 외국인들로부터 시달리며 살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 같은 비열한 생각을 버리지 않는다면 무슨 희망이 있겠으며, 또한 어떻게 견디어 내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밀리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인데 어떻게 하면 그 같이 될 것인가.

경쟁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과 겨룬다는 뜻으로, 한 걸음이라도 남보다 앞서고자 하며 남보다 먼저 얻으려 하는 것이다. 공부를 하거나 장사를 할 때도 경쟁에서 이기려는 마음이 없다면 성공할 수 없다. 오늘날과 같은 세상에서 어떤 일이든 그러한 마음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우리가 개화된 서양인들과 경쟁할 수 있겠는가. 그들은 자기들의 정부를 통해 국제법과 통상조약의 보호를 받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힘이 없으니 국제법이나 통상조약이 있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러니 우리가 무슨 힘으로 외국인들과 경쟁할 수 있겠는가. 이런 점에서 볼 때 우리는 가망이 없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백성들이 마음만 강하게 먹는다면 우리에게 서로 보호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며, 정부로 하여금 우리를 보호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원산항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 노동자들은 스스로 보호하는 힘이 강해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업신여기지 못한다. 그들은 잘 단결되어 있어서, 그들 중 한 사람이라도 외국인들로부터 억울한 일을 당하면 그들은 즉시 모여 만족한 해결이 있을 때까지 외국인들과 시비를 계속한다는 것이다.

어떤 우리나라 사람이 외국인과 시비가 붙었는데 많은 외국인들이 몰려와서 우리나라 사람에게 뭇매를 가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구경만 할뿐 말 한마디 하지 않았고, 우리 관리들에게 아무리 호소해도 그들은 모른 체 했다 한다. 그 사람은 분한 마음에 밤중에 칼을 가지고 찾아가서 그 외국인을 불러내 죽이고 일본경찰에 가서 자수했다고 한다.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부끄럽게 여겼다고 한다. 그 사람의 악독함은 칭찬할 것이 못되지만 그 강력한 의지는 본받을 만하다. 만약 우리 백성들의 정신이 이처럼 굳세다면 우리는 정부가 보호하지 못한다고 염려할 것도 없으며, 외국인들이 우리를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이다. 그 같은 강력한 정신이 우리들의 가슴속에 굳게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굳센 마음만으로 다른 나라 사람들과 경쟁을 하는데 충분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우리의 의지를 효과적으로 관철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사실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경위涇渭에 맞지 않는 것을 가지고 상대방에게 억지를 부리는데 그치고 말 것이다. 억지를 부리는 것은 우리에게 이롭지 못하므로 그들의 경위와 법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 같은 것들을 알기 위해서는 새 문물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외국인들로부터 무식하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다른 나라의 국민성, 풍속, 종교, 정치 등에 대해 대강이라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문명한 사람들을 대할 때 스스로 머리가 숙여지는 수치를 면할 수 있다. 또한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알게 되며, 시비도 공정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것들은 우리가 새로운 문물을 소중히 여기는 가운데 차차 깨닫게 될 것이므로, 이것이 새로운 문물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 첫 번째 이유이다.

2. 동양의 옛날 책보다는 새로운 학문에 대한 책들을 공부해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국제법, 통상조약, 우리나라 역사와 지리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청나라의 역사책만 공부하지 말고, 여러 나라의 역사책과 그들의 정치, 종교, 문화에 관한 책을 구해서 읽어야 한다. 또한 천문학(天文學)), 지리학, 물리학, 철학, 화학, 신학, 법학, 의학, 농학(農學), 상학(商學), 경제학, 정치학 등, 전문서적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선진국 사람들이 알고 있는 여러 가지를 모두 배우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도하는 신문, 월간지, 그리고 다른 발간물들을 어떤 일이 있더라도 구해서 공부함으로써 나라를 어떻게 다스리고 백성들을 행복하게 할 것인지 연구하고, 새로운 지식과 문물을 배우기 위해 한마음으로 노력해야 한다. 또한 배우는데 그치지 말고 실행으로 옮겨야 한다. 남들이 흉보고 욕하는 것을 상관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이 보고 배울 수 있도록 모범을 보여야 한다. 형식적으로 하는 체 해서는 소용이 없다. 모범을 보이는 사람은 진심으로 부러워하고 헌신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우리가 옛것만을 소중히 여긴다면 오늘날과 같은 세상에서 살아남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지금 세상에서 새로운 것이라 하는 것은 각국의 여러 가지를 비교하여 그 중 제일 좋은 것을 선택하고, 그것을 더욱 향상시켜 통용(通用)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며 좋다고 하던 것을 가지고는 비교할 수 없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비록 우리 것이 좋은 것일지라도 버리고, 새로운 것들을 본받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만 새로운 것들을 채택하여 빠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것과 옛 것을 섞어 서서히 변화를 가져오려 한다면, 그것은 마치 우리가 줄타기를 할 때 서쪽 줄로 오르려 하면서 동쪽 줄에 매달린 것과 같으니, 어떻게 빨리 올라 갈 수 있을 것이며 높이 올라 갈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우리는 과거의 제도에서 제일 중요하게 여기던 것조차도 버리고 새로운 것으로 바꿀 수 있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우리 모두가 이렇게 작정하고 밤낮으로 변화시켜 사람과 가정과 나라가 모두 새롭게 됨으로써 앞으로 10년 또는 20년 안에 우리나라가 영국이나 미국과 같이 되도록 한마음으로 힘쓴다면 일본보다 뒤떨어 질 것이라고 염려할 필요가 없다.

일본이 그처럼 성공적인 변화를 가져 온 원인을 살펴보면,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먼저 개화를 하고 나서 일반 백성들을 가르치고 인도했던 것이다. 일본 사람들은 신학문이 아니면 먹고 살 수가 없고 출세도 할 수가 없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에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관리들이 이끌어 주기를 바라기도 어렵고, 그들이 인도하기를 기다릴 수도 없는 실정이다. 우리 각자가 스스로 지도자가 되어 몇 배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모두가 용기를 가지고 변화를 주도해야 할 것이다.

3. 우리는 신학문을 열심히 배워 경제적 이익을 외국인들에게 빼앗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농업에 대해 부지런히 공부하여 외국인들이 들어와 착수하기 전에 황무지를 개간하고, 기계를 들여다가 농사에 이용하여 수확을 몇 배로 늘려야 한다. 상업을 배워 외국 상인들의 상업상의 권리가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하며, 광산학을 배워 외국인들이 광산개발권을 차지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광산권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우리는 항해, 전신과 우편, 어업, 산림 벌채(伐採)와 조림(造林) 등에 무슨 방법이나 기계를 쓰는지 자세히 배우도록 힘써야 한다. 세관에서 근무하는 관리와 각 행정기관을 위해 고문역할을 할 수 있는 인재를 많이 길러 외국인들을 고용하지 않도록 하고,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데 외국인들을 고용할 필요가 없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갖가지 물건을 만드는 법을 배워 외국 물건을 사오지 않고 만들어 쓰며, 만든 물건들을 수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건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긴급하다. 의복을 예로 들면, 기계로 짠 것이 손으로 짠 것보다 품질도 좋고 값도 싸다. 우리나라에서 손으로 짠 옷을 사 입는 사람이 없어지니 옷감을 손으로 짜는 사람도 없어지고 모두가 양복만 사 입으니 1년에 옷값으로 외국으로 나가는 돈이 얼마나 많은가. 그 외에 온갖 일용품들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만일 이 같은 상황이 계속 된다면 나라의 활력은 줄어들고 물자는 귀하고 비싸지며, 노동자는 남아돌게 되고 품삯도 떨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모두가 살기가 어려워져 개와 돼지 같이 대접 받을 것이니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어떻게 독립을 꿈꿀 것인가. 이 어찌 백성들을 남의 나라 노예로 만드는 중요한 원인이 아니겠는가.

우리도 물품을 만드는 기술을 배워서 외국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것을 우리도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만든 물품의 품질을 외국산보다 좋게 하여 결국 외국산이 우리의 제품보다 품질도 떨어지고 수송운임과 수입관세로 인해 값도 비싸게 되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 제품을 사지 않게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돈이 외국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기위해 국산품 값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모두 한마음이 되어 국산품을 산다면 외국 물품은 스스로 밀려나게 되고, 국산품이 풍성해져서 우리 제조업이 더욱 발전하게 되고, 수백 또는 수천 개의 사업체가 번성하여 외국으로부터 재물이 들어오고 경제가 발달되어 국민생활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모든 것이 풍요롭게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새로운 것을 소중히 함으로써 가능한 일이니 모두가 그 같은 혜택을 누리도록 힘써야 한다.

4. 우리는 신학문을 열심히 공부하여 그 혜택을 누려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 신학문에 대한 책이 없으니 일본말이나 중국말로 번역한 서적을 구해서 볼 수 있다. 그러나 책들을 한글로 쓰거나 번역하여 한문을 모르는 사람들도 신학문을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속히 해야 될 일이지만,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먼저 외국 말과 문자를 공부하여 외국 책도 보며 외국인들과 교제하여 우리말과 글로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들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 또한 외국에 유학을 가서 발전된 나라를 직접 보고 각종 신기한 물건과 발달된 기술도 관찰하여 경험과 생각도 넓히고, 학문과 기술도 숙달해야 한다. 그리고 외국 사람들처럼 잘 할 수 있도록 배운 후 반드시 귀국해야 한다.

만일 우리가 서양 사람들을 따라 잡겠다는 확실한 의지도 없이 그들과 접촉한다면, 우리는 항상 그들보다 못하고 그들과 교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항상 외국인들에게 뒤떨어질 수밖에 없고, 오직 그들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자세로 어떻게 독립할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슬프다! 무지한 백성들은 자신감이 없어 새로운 것을 공부하라고 권하면 할 수 없다고 한다. 그것은 자신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들도 다른 사람들과 다 같은 재능을 타고 났는데 왜 불가능하다는 것인가. 누구나 노력만 하면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자기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어떤 사람은 얼마 동안 공부하다가 그만두고 당장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그가 공부하는 것이 잘살기 위한 투자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가 몇 년간 어려움을 무릅쓰고 공부를 한다면 그 전보다 훨씬 더 많은 봉급을 받는 자리에 채용된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비록 집과 논밭을 팔거나 굶고 추위에 떨면서도 공부를 마치는 것이 장차 잘살기 위한 준비라는 것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

외국에 갔다 하더라도 새로운 학문을 배워 오겠다는 원래의 목적을 잊어버리고, 술과 유흥에 빠지거나 돈 버는 일에만 재미를 들여 나라 형편이 어찌되었던 고국의 백성들이 어떤 어려움을 당하고 있던 상관하지 않고 세월만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므로 유학을 간 사람들은 원래 품고 있었던 큰 목표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은 나라의 긴박한 형편은 상관하지 않고 헛된 명예욕에 빠지고 막연하게 장차 쓰일 때가 있으리라 생각하고 오랜 기간 동안 어떤 전문분야만을 공부한다. 이 같은 생각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처지를 생각하면 이 같은 태도 또한 우리백성들을 외국인들의 노예상태에서 벗어나게 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를 자립하도록 만들어야 하겠다는 의지가 없이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가만히 앉아 세상이 변하기만을 기다린다면 누가 사회를 변하게 만들 것이며, 만약 그 같은 변화가 오지 않는다면 그 학문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유학을 간 사람들은 나라를 위해 시급한 것부터 공부해야 한다. 귀국할 형편이 못되더라도 뿌리치고 반드시 귀국하여 어두운 세상에 등불이 되어 다른 사람들을 가르쳐서 동네와 고장이 개화되도록 하며, 또한 다른 사람들을 이끌어 나갈 교사와 지도자를 양성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무엇보다 나라에 긴급하고 중요한 일이다. 이 같이 중요한 책임을 담당하는 사람이 있어 그의 명성과 업적이 전국에 알려지게 된다면, 그의 업적과 영광은 크게 빛날 것이니 어찌 하찮은 부귀(富貴)와 비교하겠는가.

그러므로 누구든지 헛된 것을 꿈꾸지 말고 나라에 시급히 필요한 것을 배우기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셋째, 외교를 잘해야 한다.

1. 오늘날 외교는 나라를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외교가 없다면 나라는 고립되며 다른 나라들로부터 침략을 받기 쉽다. 따라서 강대국이라 하더라도 외교적 고립을 두려워한다. 사람이 아무도 살지 않는 곳에 혼자 있으면 짐승들의 위협을 막아내기도 어렵고 또한 나쁜 사람들로부터 습격을 받아 재산을 빼앗길 위험도 있다. 여러 사람이 모여 있다면 어린 아이가 가진 떡이라도 감히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다.

나라가 고립되어 있으면 강대국으로부터 침략을 받을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여러 나라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여 어느 나라도 약한 나라라고 하여 함부로 침략하지 못하도록 한다. 우리나라가 먼저 국제법을 어기지 않고 다른 나라들을 공평하게 대우하고, 각국과 친밀히 지낸다면 다른 나라도 우리나라를 우방으로 대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로부터 억울한 일을 당할 때에는 우리가 요청하지 않아도 다른 나라들이 스스로 우리를 도와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강대국 사이에서 약한 나라가 국가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외교가 매우 중요한 것이다.

2. 다른 나라들과 친밀한 외교관계를 갖고자 한다면 모든 나라를 공평하게 대해야 한다. 만약 우리가 어떤 한 나라와는 가깝게 지내면서 다른 한 나라와는 거리를 유지한다면, 우리의 편파적인 외교정책으로 말미암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 즉, 거리감을 느낀 나라는 기회만 있으면 우리나라를 해치려 할 것이며, 가깝다고 느끼는 나라는 이를 빌미로 우리나라에서 특별한 이익을 노릴 것이니 이 같은 외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우리가 친근하게 느끼는 나라로부터 어떤 혜택을 받거나 힘을 빌리게 되면 우리의 외교가 편파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다른 나라가 우리나라에 지원을 하려 할지라도 그 같은 도움을 받지 말고 우리 스스로 배워서 문제를 해결한다면 외교적으로 공평함을 잃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후하게 하면서 외국인들을 차별하거나, 또는 우리나라 사람은 차별하면서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후하게 대하는 것은 모두 공평하지 못한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물론 외국인을 대하는데 절대로 차별해서는 안 되며, 오직 원칙과 법을 기준으로 공평하게 대해야 한다. 우리는 평화의 원칙을 지키며 그 뜻을 겉으로 표현해야 한다. 평상시에는 외국인들이 모두 좋은 친구지만 전쟁 시에는 적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고, 전국에 있는 관원이나 백성들은 외국인들을 대할 때에는 기쁜 마음으로 대하며 주인과 손님 간의 예의를 잃지 말고 대접해야 한다.

서양의 문명한 나라에서는 사람이 어떤 나라에 속했느냐는 것보다는 도덕적 원칙이 있느냐 없느냐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도덕적 원리를 중시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를 위해 자원하여 싸우기도 한다. 극단적인 경우, 자기 나라가 다른 나라와 전쟁을 하고 있는 경우에도 자기 나라의 전쟁목적이 잘못되었다고 판단되면 다른 나라 편으로 가서 싸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므로 우리가 올바른 목표만 추구한다면, 여러 나라 사람들이 우리를 도우러 올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외국인이라고 해서 특별히 차별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현재의 문명수준으로 볼 때 도덕적 원칙에만 의존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 간에 전쟁이 일어났을 경우, 그 나라 사람 중에 나와 가까운 친구가 있더라도 그 사람은 자기 나라를 위하고 나는 내 나라를 위해야 할 것이니, 공식적으로 적대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

평상시에는 정답게 지내다가도, 나라에 관한 중대한 문제가 걸렸을 때는 개인적 친분은 당분간 잊어버려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과 적대관계가 되는 것은 국가 간 분쟁과 관련된 문제를 다투는 때에만 적용해야 한다. 전쟁이 끝나면 우리는 옛날처럼 친구가 될 것이며, 또한 전쟁 중이라 하더라도 전쟁과 관계없는 사람이라면 친구로 여겨야 할 것이다.

모두가 이러한 원칙에 따라 다른 나라 사람들과 교제를 한다면 우리나라도 강한 힘을 갖게 될 것이며, 그것이 모든 나라에 알려지게 될 것이다.

3. 다른 나라들과 친밀한 관계를 발전시키려면 그 나라들과 공통된 특성을 갖도록 하여 그들과 같은 그룹에 속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낡은 폐습에서 벋어나지 못하고 있거나 우리의 생각과 풍속과 외모가 조금도 변하지 않았으면서 외국인들과 형식적으로 친하고자 한다면, 그들은 그것을 알아차리고 오히려 우리를 업신여길 것이다.

외국에서는 한국 사람들이 개화를 반대하면서도 겉으로는 외국인들에게 친근한 척하며 속으로는 그들을 업신여긴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외국인들에게 친절하게 행동하는 것은 그들을 진정으로 좋아해서가 아니라 그들을 거역할 수 없기 때문에 좋은 척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기회만 있으면 한국 사람들이 그들을 해칠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기 때문에 그들은 우리를 진정한 친구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가 친한 척하다가 기회만 오면 무리한 수단을 써서라도 이익이나 도모하려 할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이러한 여건 하에서는 아무리 외교적 수단이 뛰어나도 그들과 진정한 우방이 될 수 없다.

우리가 그들과 진정한 우방국가가 되려면 우리의 머리모양, 복장 등, 외모를 외국사람들처럼 변화시키고, 그들의 법률과 행동과도 비슷하게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마음이 먼저 변해야 한다. 다른 나라의 좋은 법률, 정치, 학문, 도덕이 모두 어디서 나오는지 근본을 본받아 실행한 후에야 비로소 새로운 문물을 도입하게 되는 효과도 나타날 수 있을 것이며, 각국과의 외교관계도 자연스럽게 긴밀해 질 것이다.

4. 진실함을 외교의 근본을 삼아야 한다. 개인과 개인 간에도 진실이 무엇보다 중요하거늘, 하물며 나라와 나라 간의 관계에서 진실함이 없고서 어떻게 그들과 친밀한 관계를 가질 수 있겠는가.

동양의 도덕이 점점 쇠퇴하면서 모든 면에서 거짓이 판을 치고 있으니 하층 사람들의 거짓말은 말할 것도 없고, 고위 관리들도 권모술수와 속임수를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진실 되게 행동하는 사람은 실패하고 거짓과 얕은 수를 잘 쓰는 사람은 성공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 같은 뿌리 깊은 나쁜 습관을 고치지 않고는 다른 나라와 좋은 관계를 발전시킬 수 없다.

우리가 외국과 교섭할 때는 결과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사실대로 진실 되게 대해야 하며,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임기응변으로 속임수를 써서는 안 된다. 그리하여 우리가 하는 일과 말에 대해 다른 나라들이 믿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권모술수를 부리지 못한 것이 당장은 큰 손해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은 한없는 이익이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 간에도 이 같은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특히 외국인들과 협상함에 있어서 진실 되지 않으면 망신은 물론이고, 패가망국(敗家亡國)하는 원인이 된다는 것을 알아서 명심하고 지켜야 할 것이다.

5. 우리가 외국인들과 상대함에 있어서 진실 되고, 공평하고, 정직하게 대할지라도 과거 우리의 잘못된 행동으로 이미 신용을 잃어 버렸다. 그러므로 외국인들 중에 법을 어기고 나쁜 행동을 하고는 도리어 우리에게 뒤집어씌워도 다른 나라에서는 우리말은 믿지 않고 법을 어긴 외국인의 말을 믿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이 사건을 온 세계에 드러내 놓고 잘잘못을 따질 수도 없고, 그 외국인의 잘못을 우리 법으로 다스릴 수도 없다.

그 결과로, 외국인들이 이 같은 상황을 악용하여 우리나라에서 제멋대로 행동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경우, 우리는 그들이 무엇을 잘못했으며 그로 인해 어떤 피해가 있었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어야 한다. 일반 백성들도 이러한 경우 자기 일처럼 여기며 힘을 합쳐 공정한 입장에서 잘잘못을 가려내도록 노력해야 하며, 외국인들이 끝내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반드시 법에 의해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 외교부도 있고 각 지방에 관청도 있으니, 구체적인 증거를 수집하여 경찰관이나 사법당국에 제출하여 올바른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계속 노력해야 한다. 비록 사소한 금전문제라도 여러 사람이 합심하여 그 돈보다 훨씬 더 많은 경비와 인력을 허비하는 한이 있더라도 잘잘못을 기어이 밝혀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다음에 큰 문제가 발생했을 때 피해를 입지 않게 될 것이며, 위험하고 어려운 것을 무릅쓰고 끝까지 밀고 나아간다면 마침내 피해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그렇게 하고도 억울함을 해결할 도리가 없다면, 생명을 바쳐서라도 시비를 가려내야 할 것이다. 어떻게 스스로 머리를 숙이고 구차스럽게 쉬운 길만 택할 수 있겠는가. 피 끓는 대장부로서 차라리 죽을지언정 어찌 그 같은 모욕을 당하고도 뜻을 굽히며, 더러운 목숨을 연명하려고 하겠는가. 내가 당한 수모는 곧 모든 백성이 당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내 목숨을 살리기 위해 외국인의 잘못된 일에 굴복하는 것은 그들이 행패를 부릴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아 모든 동포가 그들의 침탈을 당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 자손들은 과연 어떻게 이 같은 침탈을 면할 수 있겠는가.

내가 목숨까지 버린다면 잘못을 저지른 외국인들이 더 이상 섣불리 그런 짓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 결과 나의 희생으로 우리나라 사람 모두에게 끼치는 혜택이 적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점차 용기가 생기고 국제사회에서도 한국 사람들은 국제법과 사리에 밝아서 함부로 행동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또한 한국 사람은 먼저 실수하는 일이 없고, 다른 나라로부터 억울한 일을 당하면 목숨을 버리기까지 하면서도 기어이 시비를 가리고자 하니 그들을 업신여기면 낭패를 당할 것이라 하여 법에 어긋나는 일이 적어질 것이며, 다른 나라로부터 존중받게 될 것이다.

이것이 외교를 통해 나라의 권리를 보호하고 강하게 하는 근본이다.

넷째, 나라의 주권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1. 모두가 외국인들에게 치외법권을 허용한 것을 수치로 알고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것을 우리 생전에 회복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우리나라에 와 있는 외국인들을 우리나라 법률로 다스리지 못하므로 결국 우리는 외국인들과 동등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루 빨리 우리의 법을 다른 나라 법과 같도록 고쳐야 한다. 그리하여 신분에 구애되지 않고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대하며, 범죄자들을 제대로 잡아 처벌할 수 있도록 경찰업무를 강화하며, 비인도적인 형벌을 폐지하여 어떤 야만적인 일도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감옥 시설을 위생에 적합하도록 개선하며, 사람을 구속하고 재판하는데 있어 정해진 규정을 따르도록 하며, 인권을 존중하여 법을 무시하고 사람을 학대하거나 위협하는 폐단을 없애야 한다. 또한 법을 함부로 고치지 못하게 하여 법이 신뢰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상관의 요청이나 압력에 눌려 범법자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상관이 먼저 법을 어긴 것이니 법을 어긴 상관의 명령을 결코 따라서는 안 된다. 이로 인해 파면을 당하거나 다른 처벌을 받을지라도 그 자리에 있는 한 법대로 하는 것이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다.

일반 백성이라 하더라도 준법정신을 가져 자신이 법을 위반하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위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이든 외국인이든 법을 위반하면 법대로 처벌받아야 하며, 법을 어긴 사람에 대해 개인적으로 처벌하거나 원한을 갚으려 해서는 안 되며, 기타 모든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법에 따라 공평하게 다루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법으로만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한다면 인심이 각박해질 것이니, 그것만으로 국제사회의 일원이 될 수 없다. 나아가 우리는 인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양 사람들이 세계 각국에서 하고 있는 것을 본받아 갖가지 인도적 사업을 많이 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의 높은 문화수준이 세계에 알려질 때 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존중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치외법권을 폐지하고 외국인들을 우리나라 사람들과 평등하게 다룰 수 있는 권리를 회복하는 근본이다.

2. 모든 사람은 각자가 해야 할 일이 있으며 무슨 일을 하든지 부지런히 배우고 일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하려는 일이 나라에 이로운 것인지 또는 해로운 것인지 먼저 생각해야 하며, 나라에 해로운 일이라면 하지 말고 나라에 이롭고 나에게도 이로운 일을 해야 할 것이다. 큰 일이나 작은 일이나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은 나라에도 이로운 것이다.

아무리 나에게 이롭다하더라도 여러 사람들에게 해로우면 결국 나라에 해로운 것이다. 모두가 이러한 태도를 가지는 것이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근본이다. 또한 언제든지 나라의 주권을 보호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한 일이 있으면 자신의 직업도 포기하고 재산도 헌납하며, 다른 사람들도 권유하여 그것이 반드시 성사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나 같은 사람은 무엇을 해보았자 소용이 없다거나 다른 사람들이 안 하는데 내가 해서 무엇 하느냐고 하거나, 내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모두가 각자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자신에게 맡겨진 의무이다.

약한 실도 여러 겹으로 합하여 큰 실타래를 만들면 강하게 되는 것을 누구나 다 안다. 그 중 한 올이라도 썩으면 결국 실타래 전체가 못쓰게 된다. 그 실이 처음부터 없었다면 실타래 전체에 해를 미치지 않을 것이다.

국민 한 사람은 나라라는 큰 실타래의 실 한 올에 비유될 수 있다. 나라를 위한 자신의 직분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면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자신에게나 사회에도 오히려 나을 것이다.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이익을 쫒기만 하고 국민으로서의 책임에 대해 관심도 없고 실천하려하지도 않는가.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직분을 다한 후에야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권리가 없다면 어떻게 다른 사람들처럼 혜택을 누릴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무엇보다 먼저 나라를 위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 누구에게나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3. 우리나라 사람이든 물건이든 다른 나라 사람들로부터 수치를 당하는 것을 보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를 막아내야 한다. 세상에서 천하게 여기거나 다른 나라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되는 것이 있으면 모두 다 고쳐 다시는 그들로부터 업신여김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령 서양 사람들의 견해를 예로 들자면, 소나 말 대신에 사람이 가마를 메거나 손수레를 끄는 것은 다른 인간에 대한 사랑이라는 원칙에 어긋난다하여 서양에서는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동양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므로 서양 사람들이 돈 몇 푼만 가지고 있으면 동양 사람이 끄는 손수레를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

일본인들이 생각하기를 백인들은 보통 사람이라도 동양 사람들을 소나 말 같이 부리지만, 동양 사람은 아무리 지위가 높더라도 서양에 가서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우리 스스로 우리 동포들을 천하게 대하여 우리나라 사람들의 지위가 서양 사람들에 비해 낮아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일본인들은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가마 같은 것을 금지하고 인력거도 차차 없애며 서양처럼 마차와 철도를 이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일본에서 보듯이, 나라를 발전시키려면 윗사람이나 아랫사람이나 함께 밤낮으로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고쳐야 할 폐단이 많다. 서양 사람들은 2-3층이나 그 이상의 높은 건물을 짓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평민은 높은 집을 지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조차 못하게 한다. 또한 높은 사람이 있는데서 말이나 가마를 타지 못하게 하고 있다. 높은 사람이 행차한다 하여 소리쳐서 앉은 사람은 일어서게 하고 일어선 자는 앉게 하며, 보통 사람들이 큰 길을 통행하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인력거를 탄 외국 사람을 보면 고개를 숙이고 말도 하지 못하면서 분한 줄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그들은 외국인이므로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밤이면 사대문(四大門)을 닫아 우리나라 사람은 출입하지 못하게 하면서 외국인들은 언제든지 출입하게 하니 이처럼 괴상망측한 규정이 옛날이나 지금 세상에 어디 또 있겠는가.

이렇게 취급을 하는 윗사람들이나 이런 취급을 받고 있는 백성들이나 모두 잘못된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모든 사람들은 이런 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우리 풍속을 다른 나라처럼 고쳐서 다른 나라 사람과 같이 동등한 대우를 받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만약 이것을 알고도 개인적인 이해관계로 이 같은 풍속을 고치지 못하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나라 전체의 원수로 여겨야 할 것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갖가지 물건까지도 외국인들로부터 흉잡히고 수치 당할 것이 있다면 그것들을 보호하기 위해 한마음으로 노력해야 하며, 또한 그것들을 시급히 고쳐서 외국인들에게 칭찬받을 수 있는 수준까지 변화시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4. 우리는 국기를 존중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국기는 그 나라의 국민과 영토를 대표한다. 전쟁 중이라도 어느 건물에 어떤 나라 국기가 꽂혀 있으면 그 건물과 거기 있는 사람은 보호를 받는다. 따라서 다른 나라가 아무 이유 없이 그곳을 향해 총을 쏘지 못하니 그곳에 총을 쏘는 나라는 적대국(敵對國)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국기를 보호한다는 것은, 어린아이일지라도 목숨을 아끼지 않고 부모에게 해를 입힌 자에게 설욕하려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국기가 걸려 있는 곳에서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함부로 행동하지 못한다.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중 또는 바다를 항해하다가 자기 나라 국기를 보면 어린 아이가 잃었던 부모를 만난 듯이 기뻐서 눈물을 흘린다. 사람들이 국기를 이처럼 사랑하기 때문에 국기로 대표되는 자기 나라 백성과 영토와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영광스러운 피를 흘리고 목숨까지 바친다. 그들의 혜택을 입은 사람들은 죽은 사람들의 영웅적 행동에 감사하며, 눈물을 흘리며 노래를 불러 찬양한다. 또한 후손들은 자기 조상들이 피를 흘리면서 닦아놓은 기초를 자랑스러운 유산으로 삼아 그것이 조금이라도 손상되지 않도록 목숨을 바치며 보호한다.

우리 조상들이 이 같은 보배로운 기초를 마련했다면 오늘날 우리도 다른 나라 사람들처럼 무궁한 복을 누릴 것이며, 우리 태극기를 사랑할 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렇지 못하였다는 것을 원통하게 생각하고 후손들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리의 목숨을 바치는 것이 마땅하다. 이렇게 결심하고 나서 누구든지 나라의 주권을 침해하는 사람이 있으면 형제간이라도 원수로 여겨야 할 것이다.

오늘날 이것이 우리의 의무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며, 참된 충성의 근본이니 누구나 이를 명심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5. 어떤 일이 있더라도 우리는 외국 국적을 갖지 말아야 한다. 오늘날 각국은 서로 문을 열고 교류하며 사람들은 다른 나라로 여행하며 그 나라 사람들과 섞여 살기도 한다. 또한 사람들은 자유롭게 다른 나라의 백성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정치가 포악하고 자유가 없는 나라는 인구가 줄어들고, 올바른 정치로 백성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나라는 다른 나라들로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어 인구가 늘어나게 되니 한없이 좋은 세상이다. 정치를 잘하는 나라는 번성하고 잘못하는 나라는 쇠퇴하니 국제법은 얼마나 공명정대한가.

그러나 이민 간 사람을 두고 말하자면 그 사람이 결코 옳다거나 나라에 이로운 것이라 할 수 없다. 조국에서 태어나고 기후와 풍토가 내 몸에 맞고 강산이나 건물들이 눈에 익었으며, 같은 인종에 속하고 같은 말을 사용하니 얼마나 살기 좋은 곳인가.

어떤 어려움도 무릅쓰고 각자의 직분을 다하여 우리 동포들이 개화되게 하고, 나쁜 풍속을 좋은 풍속으로 변화시키고, 약한 자가 힘을 얻게 하고 게으른 자가 부지런해지게 하며, 정치의 기본과 도덕을 바로잡아, 서양 사람들이 누리는 것과 같은 행복한 삶의 기초를 우리나라에도 세워야 할 것이다.

이 같은 목표를 가지고 평생 노력한다면 반드시 이루어 질 것이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이 같은 목적을 성취한다면 얼마나 영광스럽고 즐거운 일이겠는가. 설령 그 같은 결과를 보지 못하고 죽는다 할지라도 나는 이를 위해 최선을 다했으니 나는 아무것도 부끄러울 것이 없는 당당한 대장부로 인정될 것이며, 죽은 뒤에도 그 이름이 빛날 것이다.

이 같은 생각은 하지 않고 괴로움을 피하여 몇 만 리 떨어진 남의 나라로 가서 그 나라 백성이 되어 안락한 생활을 하다 죽는다면 어찌 사람으로 태어난 보람이라고 하겠으며, 남의 좋은 나라에 가서 잘 사는 것이 참으로 편하고 행복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말할 것도 없이 그 나라의 말과 글자는 물론 풍속도 우리와는 다르고 주택과 생활양식 등, 그 외 모든 문제에 잘 적응할 수 있다 하더라도 자기 나라를 번영케 하지 못하고 다른 나라에 가서 사는 사람을 누가 존경하겠는가.

설령 그가 주변으로부터 동정을 받는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국가에 충성하는 것을 보면 어찌 부끄러운 마음이 없겠는가. 외국인들이 그들의 독립기념일이나 국경일에 즐겁게 경축하는 것을 보고 어찌 부럽고 분하고 원통한 마음이 생기지 않겠는가. 때때로 외롭고 후회하는 마음을 어떻게 억제할 수 있을 것이며, 떠가는 구름과 지는 꽃을 보며 꿈속에서 고국산천을 그리며 슬픈 눈물을 흘리지 않겠는가. 부모의 묘는 누가 보살필 것이며 남의 나라에서의 어려운 삶을 누가 이해하고 위로해 주겠는가.

이러한 모든 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살기 좋은 땅을 찾겠다는 희망으로 또는 생활만 풍족하면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국경을 넘어가고자 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하거나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결코 인류 사회에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외국인에게 고용되어 그들에게 의지해 살며 자기 나라에 대해 충성심이 없는 사람은 나라의 주권이 침해당해도 보호할 생각이 없이 지켜보기만 한다. 또 어떤 사람은 나라의 주권이나 명예에 해로운 행동을 하기도 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나라의 권리나 명예에 해가 되는 행동을 하는 자에 대해 우리는 아량을 베풀지 말아야 하며, 적대국가의 사람처럼 대하더라도 지나치다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과 관련되었다 하여 정당한 이유도 없이 불공정하게 대한다면 그것은 외국인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되어 결국 다른 나라로부터 항의를 받게 될 것이니,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나라를 번성하게 하는 것을 첫 번째 의무로 삼아야 한다.

6. 우리는 외채(外債)를 빌리는 것을 삼가야 한다. 일반 가정의 경우에도 빚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는 마침내 파산하고 만다. 하물며 가난한 나라가 두려운 줄 모르고 다른 나라로부터 많은 빚을 빌려온다면 어찌 주권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겠는가.

강한 나라는 항상 약한 나라에 돈을 빌려주고 그것을 빙자하여 내정간섭을 하니 이것이 나라의 주권을 잃어버리는 지름길이다. 그러므로 주권을 잘 보호하는 나라는 다른 나라에서 돈을 빌리지 않고, 높은 이자를 주더라도 자기 나라 백성들로부터 빌린다.

가령 정부에서 백만 원의 빚을 쓰려하면 백만 원어치 국채를 상환기한과 이자율을 정하여 발행하고, 백성들은 국채를 사두었다가 기한이 되면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는다. 이처럼 정부는 외국으로부터 돈을 빌리지 않고 높은 이자를 지불하더라도 백성들로부터 돈을 빌려 쓰면 이자가 외국으로 나가지도 않고 주권도 침해받을 위험이 없다.

그러나 만일 정부가 이러한 생각이 있더라도 무리하게 재물을 바치라며 백성들의 논밭과 집문서를 빼앗거나 부자들에게 과중한 세금을 강제로 부과하고, 자기 재산을 가지고도 마음대로 먹고 입지도 못하며 재산 있는 것을 후회하게 만든다면 누가 작은 돈이라도 내려고 하겠는가. 우리 백성들도 재물이 없는 것도 아니고 애국심이 부족한 것도 아니며, 다만 다스리는 자들이 백성들에게 너무 가혹하게 대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지도자들은 백성들이 정부를 믿을 수 있도록 하여 국채를 사게 함으로써 외국에서 빚을 내는 것을 막아야 한다. 백성들 또한 나라의 사정을 깨달아 힘닿는 대로 합심해서 국가 재정을 도와야 한다. 혹 그 과정에서 손해를 보는 일이 있더라도 국민 모두에게 도움이 될 일은 국민이 도와주어야 정부는 다른 나라로부터 빚을 내지 않게 될 것이다.

또한 재물이란 사용하지 않고 소유하고만 있다면 사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구나 나라가 위태롭게 된다면 내가 가진 재물도 쓸모없는 것이 되고 만다. 그러므로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 철도, 광산 등, 경제에 이로운 기업도 경영하며, 학교와 병원도 설립하여 나는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 유익하게 해야 한다.

백성들이 정부에 힘이 없고 재정이 빈약한 것을 염려하여 그것을 바로 잡고자 노력한다면, 백성들의 돈이 한 푼이라도 외국인들의 주머니에 들어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 다른 나라로부터 빚을 얻기 위해 정부가 비밀리에 이권을 내주는 일이 있다면, 이것을 파 해쳐서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정부의 큰 잘못과 나라의 재난을 예방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나 백성이 하나가 되어 다른 나라로부터 빚을 쓰지 않도록 결심해야 한다.

다섯째, 도덕적 의무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1. 뜻이 같은 사람에게 감정을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감정은 소리가 물체에 반사되어 같은 소리가 나고, 같은 정신을 가지면 서로 간에 마음이 통하는 것 같이 사람의 마음에도 이 같은 특성이 있다. 그러나 사람이 감정을 쓸 줄 모르기 때문에 그것이 없는 것 같지만 사실은 없어진 것이 아니다. 목적이 같은 사람은 자연스럽게 뜻이 합쳐지고, 도덕적 의무감이 같은 사람은 자연스럽게 같은 목적을 향해 함께 노력하게 된다.

이는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마음을 움직여 일어나는 것이니 이 같은 감정이 없이는 세상에 의로운 것이 존재하기 어려울 것이다. 비록 천만리 밖에 떨어져 있어 서로 만난 적이 없었을지라도 같은 도덕적 기준을 가지고 있다면 공통의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이다.

나와 같은 이상을 추구하는 사람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어려움에 빠졌다면 나는 그를 위해 변호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잘못이 없는 사람이 궁지에 몰려 있다면, 말 한 마디 또는 글 한 장이라도 보내 그가 옳다는 것을 변호해야 할 것이다. 언제 어디 있든지 나와 같은 뜻을 가지고 바른 길로 가려는 자가 있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막으려 할지라도 나는 용기를 가지고 그에게 동조할 것이다.

또한 항상 의로운 것을 멀리 하고 어느 쪽에 붙을까 기회만 노리고 친구를 모함하고 해치며, 사회를 파멸에 빠뜨리고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시키며, 나라를 팔아먹은 자는 어떤 이유로든 용납해서는 안 된다. 어떤 위험이 닥칠지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그러한 죄악을 밝혀 책임 있는 자리에서 몰아내어 국민으로서 받을 수 있는 대우도 받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 같은 조치가 지나치게 보일지 모르나 모든 사람이 잘잘못에 대해 분명히 하지 않으면 옳은 것과 잘못된 것을 구별하기 어렵게 된다. 더구나 이런 사람은 강도보다 더 나쁘고 적보다 더 악독한 자라 할 수 있다. 이런 자들이 모여 무엇을 이룩하기도 어렵지만, 설령 무엇을 이룩한다 하더라도 옳고 그름을 가려 실패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

우리가 이 같이 옳은 것과 나쁜 것을 분명히 하면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이나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정의로운 편에 서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쁜 세력은 점차 약해져서 정의로운 편으로 돌아서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라 전체의 선악 간 구분이 자연히 하늘과 땅처럼 분명해질 것이다. 이는 집권자들이 상벌제도로 선악 간 구분을 하려해도 불가능한 일이나 각계각층이 노력하면, 그 같은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2. 우리는 공적인 의무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의무에는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으며, 사적인 것도 있고 공적인 것도 있다. 도적끼리도 서로 보호하기 위해 의리라는 것이 있다. 그 밖에 인간관계에서 수많은 사적인 관계가 있지만, 그것들이 공적인 이익에 해가 된다면 도덕적 의무라 할 수 없다. 사적인 의리를 공적인 의무로 오해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참된 도덕적 의무를 방해할 때가 많을 것이다.

어떤 일본 여성이 러시아사람의 부인이 되어 여러 해를 살았는데, 러일전쟁 중 그 남편이 비밀리에 정보를 수집하여 러시아로 보내면서 아내를 믿고 그 사실을 아내에게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여인은 자기 남편을 일본 정부에 고발하여 남편이 잡혀가 죽게 되었고 그 여인도 자살했는데, 이 말을 듣고 놀라며 모두가 그녀를 칭찬했다.

여인의 도리로 말하자면, 남편이 무슨 일을 하든 돕다가 같이 죽는 것이 옳은 일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나라를 위하는 큰 의(義)를 더 중요하게 여겨 남편에게는 죄를 지었으면서도 대의(大義, 큰 뜻)를 세우고 난 후 남편에 대한 의를 지켰으니, 개화되지 못한 사람들은 이것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모두가 도덕적 의무의 의미를 올바르게 이해해야 논란이 없을 것이다. 논쟁이 있다하더라도 나라에 해로운 일은 누구나 반대해야 한다. 나라를 위해 이로울 일이 있으면 개인적으로 원수 같은 사이였을지라도 모두 한 마음으로 나서야 한다. 그러므로 나라를 위하는 일을 할 때에는 부모형제 간의 천륜(天倫, 부자나 형제 사이에서 지켜야 할 도리)도 돌볼 수 없는 줄 알아야 하며, 또한 실천해야 비로소 의(義를) 안다고 할 것이다.

임금이 백성을 해치고 영토를 팔아넘기고 나라를 위태롭게 하더라도 임금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 나라를 위한 것이 아니다. 온 나라를 편안하게 하고 완전케 하는 것이 참으로 나라를 위하는 것이다. 이것을 대의로 삼아 명심하고 크나 적으나 나라에 대한 충성심을 목숨보다 소중히 여겨 기회가 오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서야 할 것이다. 그처럼 영광스러운 행동은 장차 빛나게 될 것이며, 혼자라도 나라를 위해 책임을 다하여 실천하는 것이 참으로 영웅적인 행동인 줄 모두가 알 것이다.

3. 나라를 위해 충성함에 있어서 용기를 가지고 행동하겠다는 결심을 해야 한다.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만 하고 그에 따른 어려움이나 위험을 걱정하지 말아야 하며,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가 생각하지 말고 주저하지 않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

용기를 가지려면 어떤 어려움에도 굽히지 않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시작하자마자 약간의 어려움에 직면하여 물러선다면 시작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처음부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있었다면 남의 웃음거리도 되지 않았을 것을 생각 없이 나섰다가 포기한다면 비겁한 자라는 비난을 어찌 면할 수 있겠는가.

옛날부터 태평스러운 시대에는 충성스러운 신하나 용기 있는 영웅이 나오지 않는다. 그들은 항상 견디기 어려운 역경을 극복하는 가운데 빛난 업적을 남겼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어려움과 역경을 이겨내야만 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이처럼 어려움과 역경에 놓이게 된 것은 목숨을 걸고 공적을 세웠던 충신열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다. 비유하자면, 장수가 전쟁터에 나가야 공을 세울 수 있다. 만약 어렵고 위태롭다고 하여 위험을 피한다면 어떻게 큰일을 할 수 있겠는가. 내가 곤경에 처하여 있음은 나에게 큰 공로를 새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잘 먹고 편안하고 즐겁게 사는 것을 제일로 여긴다. 그러므로 내가 고난 받는 것을 어리석게 여기며 비웃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은 잠시 있다 없어지는 육신(肉身)이 아니다. 의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이 명예로운 것이라는 것을 알고 육신의 고통을 이기면 이를 내려다보시는 하나님이 계시니 나라를 위한 나의 목적이 반드시 성취될 것으로 확신한다. 그 같은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그것은 내가 그동안 받았던 고통에 대한 보상이 되고도 남을 것이다.

설령 내가 목숨을 보전치 못한다 하더라도 나의 충성심은 죽었지만, 나의 의로운 목적은 살아 있다. 의로운 목적이 육신의 고통을 이겼다함은 곧 우리가 세상을 이긴 것이다. 후세에 그 영광이 영원할 것이며, 나 자신도 하늘나라에서 보상과 위로를 받게 될 것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역사상 유명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도 특별한 재능을 타고났기 때문이 아니라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고 확고한 결심을 가지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지금 그 같은 기회를 만났으니 모두가 한 마음으로 노력하여 나라의 튼튼한 기초를 세워야 할 것이다. 어찌 자신의 일신이나 가족과 같은 하찮은 일을 걱정하고 있겠는가.

그러므로 도덕적 의무를 중히 여기는 자는 마땅히 나라를 위한 충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 이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여섯째, 자유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1. 자유를 자기 목숨처럼 여기며 남에게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남에게 의존한다면 오늘의 세계에서 자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을 두 가지 부류로 구별할 수 있으니 하나는 스스로 자기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남에게 다스림을 받는 사람이다. 자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자는 자기의 지혜와 손발을 이용하여 독립된 생활을 하고 여기저기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무지한 백성들을 다스린다.

그렇지 못한 사람은 지혜를 개발하지 않고, 자신은 할 수 없다면서 기술을 배우지 않으며, 게으른 사람으로 다른 사람이 시키는 대로 하며 가난하게 사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도움 받는 것을 감사하게 여기고 종노릇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니 이 어찌 천하고 비열하지 않은가. 사람이 점점 품위가 떨어지고 마침내 스스로 쇠잔하여 없어지게 될 것이니 이것이 곧 미개한 사람들의 사회이다.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도 할 수 있고, 남들이 하는 것은 나도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내가 한다면 나도 그 사람과 같은 지위를 누릴 수 있으니 분발하고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곧 문명한 나라에서 모든 사람이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은 나도 할 수 있다.”고 써 붙여 학생들에게 항상 깨우쳐 준다. 그러므로 내가 할 수 없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고, 노력해서 안 된다는 것도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뜻을 모르고 아무 것도 안하면서 살려고 하므로 점점 살기가 어려워졌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 외국인들을 따라잡기 위해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야 할 것이다.

설령 남의 도움을 받아 형편이 좋아지게 될 기회가 있거나 먹고사는 것이 좋아지게 되는 경우가 있더라도 그 같은 도움을 거절해야 한다. 종노릇 하는 사람이나 하인(下人)이라도 그때까지 하던 것만 편히 여기지 말고 독립심을 가지고 일하여 생계를 유지하며, 지식과 기술을 배워 높은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본받으려 한다면 그들과 같은 지위를 얻게 될 것이다.

지난날 다른 사람의 손발이 되어 사회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느끼지 못하던 사람들이 차츰 변하여 자립정신을 가지고 사회에 기여하며, 나라를 위한 책임감으로 나라의 독립을 보호하는 무거운 짐을 나누어 질 수 있을 것이다.

이로써 국가는 잃었던 백성을 하나씩 다시 찾은 것이 될 것이며, 또한 각자의 입장에서 보면, 스스로가 속박에서 풀려나 자유롭게 된 것이다. 이 같은 변화가 어찌 중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모든 사람이 스스로 독립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2. 다른 사람의 권리 또한 존중해야 한다. 우리가 우리의 권리를 주장하고자 한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같은 권리를 허용해야 한다.

내 권리를 찾기 위해 제멋대로 행동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권리까지 침해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에게 남의 속박을 받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것은 문명한 세상을 이룩하고자 하는 참된 목표도 아니다. 지금까지 내려온 사람을 억압하는 온갖 폐습을 버리고 아랫사람을 자유롭게 하며, 그들도 다른 사람들과 같은 지위를 누리도록 해야 한다.

이런 말을 처음 듣는 사람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할지 모르나, 보편적인 윤리 원칙으로 볼 때 그것이 공평하다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이 공평한 줄 알면서도 옛 습관을 용기 있게 타파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개인적 이익을 따져 폐습을 고집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즉시 깨어나 생각을 바꾸고 그 같은 개혁을 실천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 집 종이나 다른 사람들의 하인 또는 천하게 여기는 부녀자들과 아이들까지 모두 존중해야 한다. 법 앞에서 그리고 우리 마음속에서 그들을 모두 다 평등하게 대하여 그들이 자립심을 가지고 각자의 일을 하는 국민이 되도록 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아직 여건이 성숙치 않았느니 또는 어리석은 천민(賤民)들의 지위를 갑자기 높여 주면 그 폐단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느니 하며 반대할지도 모르지만, 이것은 그들이 아직도 낡은 생각에서 벋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두가 이렇게 생각한다면 언제 그러한 여건이 조성될 것이며, 또한 모두가 그렇게 말한다면 정부가 모든 백성들을 자유롭게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어찌 잘못이라 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아래 사람을 과거처럼 불공평하게 대하면서 윗사람들이 우리를 잘못 대한다고 불평하는 것이 과연 공평한 것인가.

개화되지 못한 사람들에게 자유를 주었을 때 폐단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우리가 이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행해 내려온 것을 생각하면 윗사람들이 어느 정도 손해를 보는 것이 옳을 것이며, 오늘날 그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니 이것을 피할 도리도 없다. 설령 윗사람들이 이로 인해 손해를 입는다하더라도 내 나라 어리석은 백성들을 압제한 결과로 우리가 외국인들에게 수모를 당하는 것보다 몇 배 더 나을 것이다.

부디 깊이 생각하고 고집부리지 말고 모든 사람들이 힘껏 일하고 공부하여 성공할 수 있도록 자유의 길을 열어놓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사람들에게 스스로 활력이 생기고 관습이 빠르게 변하여 나라 전체에 활력이 생겨서 몇 십 년 후에 부유하고 강력한 나라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자유를 존중하는 것은 나라를 세우는 근본이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논의한 여섯 가지 강령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중요한 내용이니 우리 모두가 우리나라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며, 특히 그 같은 노력은 자기 자신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진보와 발전을 위해 노력하면 우리나라에 진보하고 발전하는 엄청난 힘이 생길 것이니, 나의 주장이 어찌 헛된 것이라고 하겠는가.

그러나 나는 가지와 잎만 다룬 것이고, 문제의 근본을 말한 것이 아니다. 물은 물이 나오기 시작하는 발원지를 먼저 밝혀야 하고, 나무는 뿌리를 먼저 북돋워야 하듯이, 우리가 우리 백성들의 뿌리 깊은 폐습을 없애고 타고난 품성을 회복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앞선 정치와 법제도는 물론 도덕과 종교를 연구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제대로 자리 잡힐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우리가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재주만 키운다면 이것은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처럼 세상을 해롭게 하는 기운만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세상에도 위험할 뿐 아니라 자기에게도 해로운 것이니 차라리 재주를 배우지 않은 것만 못하다.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태평케 하는 것이 마음의 수양(修養)에서 시작한다고 했듯이, 마음을 바로 잡지 못하고서 무슨 다른 일을 도모할 수 있겠는가.

사람의 마음은 법률로 바로 잡지 못하고 오직 종교를 통해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이다. 법은 외형적으로 나타난 범죄만 다스릴 뿐이며 보이지 않는 마음에 의한 죄는 다스릴 수 없기 때문이다. 선하고 악한 행동도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니 마음의 역할이 손발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하겠다. 악의 큰 근원은 내버려두고 작은 원인만 막으려 한다면, 썩은 물건을 비단으로 싸놓고 독한 냄새를 막고자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 결과 사람들이 계속 부패해지고 나라의 기풍도 날로 악화되어 가니, 우리는 마땅히 종교로서 모든 일의 근본을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종교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동양에는 유교가 있는 바, 인간 윤리 면에서 기여한 것이 많으므로 3천년 가까이 이것을 바탕으로 인간관계와 풍속을 정하고 나라를 다스리게 되었다. 그러나 윤리라는 것도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며, 따라서 사람들이 그 윤리를 존중할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옛날에는 선한 임금이 덕(德)으로 다스렸지만, 세상이 변하면서 무리한 수단을 동원하는 통치자가 나타나게 되었다. 또한 윤리는 살아있는 동안의 인간관계만 다루고 있을 뿐이며 죽음 이후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고 있는데, 그렇다면 누가 목숨을 바쳐 큰 뜻을 이루려 하겠는가.

천국이 있으니 그것은 지극히 넓고 멀리 뻗혀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이 진리를 깨달아 실천한다면 천지만물을 만들어 홀로 다스리시며, 세계 모든 사람들을 굽어보시는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사람에게 이 세상에서 잠시 살다가 없어지는 육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죽지도 않고 썩지도 않는 영혼이 있다. 사람이 죽은 다음 각자가 지은 죄에 따라 영혼이 벌을 받게 된다는 것을 믿는다면, 어찌 짧은 일생의 부귀영화 때문에 하나님께 죄를 짓고 멸망을 자초하겠는가.

하나님은 공평하시니 신분이 높고 낮은 것도 없고 멀고 가까운 것도 없으며, 뇌물이나 아첨으로 기뻐하심을 얻을 수 없다. 우리의 마음으로부터 더럽고 악한 것을 버리고 우리의 마음을 온전히 바쳐서 하나님의 도리를 따르면, 이 세상에서 복 받을 뿐 아니라 죽어서도 한없는 보상이 있을 것이다.

하나님은 못 보시는 것도 없고 모르시는 것도 없으므로 내 손으로 짓는 죄만 벌하실 뿐 아니라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까지도 살펴보고 계시니 어찌 두렵고 부끄럽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악한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두려워 감히 그 같은 짓을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어두운 밤중에 일어난 일이라서 알고 있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사람을 해치고 물건을 훔치는 자가 없을 것이며, 화폐를 위조하는 자도 없을 것이고, 권세를 믿고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 백성들에게 포학하게 행동하는 자도 없을 것이다.

사람이 악한 일을 하지 않는다고 착하다고 할 수 없으며, 하늘로부터 복을 받는다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세상 사람들의 눈에 옳은 듯 하더라도 지극히 어질고 착하신 하나님 앞에서는 죄 없는 자가 없는 것이다. 비록 어린아이의 천성이 착하더라도 성장하면서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어린 아이가 철모를 때부터 하는 짓을 보면, 아무 것이나 손에 잡히는 대로 입에 넣고, 옳으나 그르나 제 고집대로 하고자 하니, 만일 바로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으면 죄악에 빠지기 쉽다. 이렇게 보면 죄를 짓지 않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허약한 인간들이 죄로 인해 영원한 사망에 빠지는 것을 어찌 어지신 하나님께서 가엽게 여기지 않았겠는가.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어 인간을 구원할 길을 열어 주셨으니, 예수께서는 천국의 이치를 가르치셨으며, 심한 모욕과 고통을 당하시다가 끝내 모든 인간들의 죄를 대신하여 목숨을 버렸던 것이다. 그 결과,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믿고 죄를 뉘우치고 다시는 죄악에 빠지지 아니하고 용서받고 복 받게 하셨으니, 지극한 사랑이 아니면 어떻게 인간을 위해 목숨을 버리기까지 했겠는가.

우리가 이것을 믿지 않는다면, 우리는 기독교에 대해 비웃고 흉 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를 믿는다면 어찌 감사한 마음이 없겠으며, 감사히 여긴다면 어찌 되갚고자 하는 생각이 없겠는가. 그러나 이 은혜는 다른 것으로 갚을 수 없고 오로지 예수의 뒤를 따라 세상 사람을 위해 목숨을 버릴 각오로 일하는 것뿐이다. 세상에 이보다 더 의롭고 사랑스럽고 자비로운 것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므로 하나님의 감사한 은혜를 깨달아 스스로 착한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두려운 마음으로 죄를 짓지 못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착한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서로 사랑하고 도와주는 가운데 어찌 마음의 평안과 축복을 누리지 않을 것이며, 이 잔인하고 난폭한 세상이 천국으로 변하지 않겠는가.

세계 문명국 사람들이 기독교를 사회의 근본으로 삼고 있으며, 그 결과 일반 백성들까지도 높은 도덕적 수준에 이른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가 쓰러진데서 일어나려 하며 썩은 곳에서 싹을 틔우고자 애쓰고 있는데, 기독교를 근본으로 삼지 않고는 온 세계와 접촉할지라도 참된 이익을 얻지 못할 것이다.

신학문을 아무리 열심히 배워도 그 효력을 얻지 못할 것이며, 외교를 위해 아무리 힘써도 돈독한 관계로 발전하지 못할 것이다. 나라의 주권을 소중히 여겨도 서양의 앞선 나라들과 대등한 지위에 이르지 못할 것이며, 도덕적 의무를 존중해도 사회기풍이 한결같지 않을 것이며, 자유를 소중히 여겨도 자유를 한계를 몰라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독교를 모든 일의 근원으로 삼아, 자기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는 자가 되어 나라를 한마음으로 받들어, 우리나라가 영국과 미국처럼 동등한 수준에 이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천국에 가서 다 같이 만납시다.

건국 4237(1904)년 6월 29일 독립요지 마침 [이승만의 '독립정신(청미디어)'의 마지막 부분]

기사입력 : 2008-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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